[취미생활과 여행]/산,바다의 즐거움

억새의 천국 화왕산

현정 (炫貞) 2007. 7. 28. 21:22

오후 늦게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가 있어서 약간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이미 가을 야유회 날자가 정해져 있어서 오전 9시 회사를 출발하였다.

오늘 우리부서 3조 야유회에 참여한 인원은 모두 12명이다.

우리부서의 직원 11명과 용감한 아가씨가 한사람 포함되었다.

아가씨는 우리부서 직원과 결혼할 예비 신부인데 같이 가겠다고 하여 흔퀘히 허락을 하였다.

승용차 3대에 분승하여 창녕에 있는 화왕산으로 달린다.

억새를 보기에는 계절이 약간 지난 느낌이지만 설레이는 마음으로 모두 즐거운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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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입구에 주차를 하고 10시 30분 산행을 시작하였다.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붐빈다.

관광버스로 오는 단체 등산객들이 많은데 7~80%는 여자분들이다.

주로 40대 이상으로 보이고 연세가 많은신 분들도 많이 보인다.

억새 산행은 아무래도 남자들 보다 여자분들에게 더 어울리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중간에 있는 등산로로 올랐는데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이 길을 이용한다.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다행이 날씨는 흐리기만 할 뿐 비가 내릴 징후는 보이지를 않았다.

오르는 길 주변에는 지금도 무슨 일을 하는지 공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4~5년전에 왔을 때 보다 많이 개발이 되고 산의 훼손도 심하여 아쉬운 마음이 든다.

산 위로 자꾸 개발이 되어 올라 가다 보니 곳곳이 파헤쳐져 흉하게 보인다.

 

오르는 등산로 중간에 대규모 쓰레기 더미가 있었다.

버리는 사람은 한사람 한사람 이겠지만 모여 있으니 그 양이 엄청나다.

누군가가 지나가면서 공무원들은 무얼 하느냐고 한탄한다.

그러나 이게 공무원을 나무라서 될 일인가?

화왕산을 찾아 온 사람들이 버린 양심의 모습이 아니던가.......

내가 좋아서 찾아 온 산에다 쓰레기를 버리는 실종된 시민 의식을 어떻게 하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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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정도 올라 능선에 도착하였다.

광활한 억새밭이 바다처럼 넓구나.

사람들은 모두 눈 앞에 펼쳐진 억새밭의 장관에 놀라고 취하여 그 자리에 서 있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도 온통 억새밭이다.

정상으로 가면서 뒤를 돌아 보니 멀리 배바위 쪽의 풍경이 정말로 아름답다.

능선을 경계로 하여 한쪽은 억새밭이고 한쪽은 암릉지대이다.

아름다운 화왕산을 배경으로 하여 개인별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나는 오늘 사진사가 되어 우리직원들의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다.

디지탈 카메라이기 때문에 나중에 메일로 보낼 수 있어서 좋다.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사람을 날려 버릴듯 하다.

반대편은 깍아 지른 절벽이라 위험하다.

 

 

정상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억새 숲 속에서 준비한 김밥으로 식사를 하였다.

반찬은 단무지 하나지만 함께 어울려 먹는 점심이 꿀맛이다.

화왕산 입구에서 산 막걸리 한잔으로 건배를 하였다.

직장에서는 서로 나이도 다르고 직위도 다르지만 이 순간 모두 하나이다.

식사를 마치고 화왕산성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몇해전에 왔을때 무너진 성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는데 그동안 많이 복원하였다.

아직도 높은 곳은 성벽이 무너진채로 있었지만 그 형태는 뚜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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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다 보니 창녕조씨가 성을 받은 곳이라는 기념물이 보인다.

커다란 바위에 이곳이 창녕조씨의 근윈지임을 표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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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쪽에서 산위로 바라 보는 억새는 또 다른 멋이 있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의 모습은 나의 졸필로 표현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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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은 배바위를 거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코스로 하였다.

배바위에서 바라 보니 멀리 산 중간 능선에 있는 용선대불이 보인다.

남도별곡의 사찰 순례기에 관룡사와 용선대불이 소개 되어 있다.

용선대불이 좋아서 4~5번 다녀 온 일이 있는데 이 곳에서 바라 보니 감회가 새롭다.

하산 코스는 길이 험하여 일반인들이 다니기에는 다소 위험하다.

중간에 있는 코스보다 거리도 멀고 바위가 많아서 조심조심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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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산행을 마치고 가까이에 있는 우포늪으로 갔다.

벌써 철새들이 제법 많이 와서 먹이를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새들이 나르는 모습을 보려고 한참을 기다렸지만 새들은 우리의 소망을 들어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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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을 구경하고 국도로 돌아 오는데 창가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비가 내려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