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한쪽 발이 자유스럽지 못한 그의 친구와 동행하여 골프를 칠 때면, 행동이 불편하여 이동이 느린 그의 친구를 위해 짧은 시간이나마 그를 배려하려고 연습 스윙 없이 바로 샷을 하곤 한다.
우리나라에는 장애인 골퍼를 배려하는 제도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선진국에는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하여, 소아마비로 한쪽 발이 불편한 사람이나, 한쪽 팔을 잘 쓸 수가 없는 사람도 골프를 즐기고, 청각 장애인은 물론 거동이 불편한 시니어 노인들도 전동카트를 타고 필드를 마음껏 누비는 것을 가끔 볼 수가 있다.
CART PATH onLY 라고 크게 써 붙인 홀도 그들만은 카트 위에 핸디캡 골퍼를 알리는 흰색에 줄이 쳐져 있는 깃대만 꼽으면 무사통과이다. 카트에 달린 깃발을 멀리서 봐도 식별 가능하게 만들어 앞과 뒤의 홀에서 플레이 하는 사람들에게 배려를 하라고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거리가 많이 나지 않으므로 시간이 지체됨은 물론이다. 그러나 지금껏 누구도 그들에게 불평이나 PATH (양해를 구하여 앞으로 나가 먼저 플레이 하게 해 달라고 하는 일)를 요구 하는 일을 본 적이 없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 골프장에서 잘 지켜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올 것을 기대해 본다. 우리는 현재 건강하게 필드를 걸어 다닐 수가 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환경은 너무나 열악하여, 언젠가 나도 저런 장애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교통사고와 테러, 지진과 해일, 그밖에 수많은 위험 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지만 나만은 아니겠지 하는 희망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건강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사고를 당하여 건강을 잃고 자유스럽게 움직이지 못할 수도 있으며, 절망 가운데 살수도 있지만 이웃들의 따듯한 배려가 있다면, 반대로 그들은 이전에 느끼지 못하던 기쁨을 맛볼 수가 있고, 마음이 더 행복하여져서 남은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건강했을 때를 생각하며 비록 몸은 전동 휠체어나 전동카트에 실어 이동을 하지만 푸른 잔디 위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맑고 좋은 산소로 가득한 필드의 정취를 마음껏 즐기며, "땡그렁 땡" 소리를 듣게 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배려요 행복이겠는가!
소위 말하는 6등급 장애인이 아닌(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 장애인들에게 제일 먼저 골프장을 개방하는 곳은 어느 골프장이 될까? 제일 좋은 등급을 받는 골프장이 될 것이 확실할 텐데.....
우리나라에도 청각 장애인 프로 골퍼가 한 사람 있는 것으로 안다. 비록 지금은 그가 뛰어난 성적은 올리고 있지는 못하지만 앞으로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필드에도 마샬(경기 진행 요원)이 아닌 장애인 골퍼가 깃대를 꼽고 필드를 누비는 것을 볼 날이 속히 찾아와 주기를 희망해 본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 가장 선진국인 것을 이제 모든 국민들이 인정하고 있다. 골프장에서 먼저 문을 열고 골퍼들도 마음의 문을 열어 그들을 필드에서 환영하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소망해 본다. 그렇게 되면 골프 하는 사람을 뱁새 눈 뜨고 시기 질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존경의 대상으로 바뀌지 않을까?
'[취미생활과 여행] > 골프에 대한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 어프로치 ② (0) | 2007.05.12 |
---|---|
골프에서 느낄 수 있는 맛 (0) | 2007.05.12 |
해외 골프장의 요금체계 (0) | 2007.05.12 |
누가 먼저? (0) | 2007.05.12 |
천하만방 골프문화 (0) | 2007.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