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WSJ "부모의 '올인'과 남녀 위상차이 때문"]
세계 프로골프 무대에서 한국 낭자들이 이름을 떨치고 있는 비결은 뭘까. 월스트리트저널은 그 이유를 박세리 선수의 성공스토리와 한국사회의 남녀 위상 차이에서 찾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골프인구가 남성과 여성이 9대 1의 비율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유명한 골프 선수는 여자가 더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맹위를 떨치는 여성 프로 골퍼가 급증한 것은 최근의 일이라고 분석했다. 97년만해도 미 LPGA에 출전한 한국 여성 선수는 전무했지만 올해 출전한 33명의 루키중 한국 여성이 14명일 정도로 외형상 급성장 했다.
실력면에서도 눈에 띄는 발전을 거듭해 LPGA 자동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엘리트 카테고리(총 138명)에는 34명의 한국 여성 골퍼가 있다.
불과 10년 사이 이처럼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는 박세리 선수의 성공스토리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박세리 선수는 98년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과 US오픈 우승을 거머쥐며 전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박세리 선수는 자신의 커리어로 현재까지 2000만달러(200억원)를 훌쩍 넘는 수입을 거둬들였다.
이후 많은 지망생들이 박 선수의 영광을 재연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필드로 뛰어들면서 한국 여성 골프는 자동적으로 양과 질 면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홍진주 선수의 스토리도 실었다. 홍 선수의 아버지는 박세리 선수의 성공에 자극 받아 대전으로 이사하면서까지 홍 선수를 뒷바라지했다. 홍 선수도 "아버지를 실망시킬까봐 두려웠다"고 말할 정도로 성공 뒤에는 가족의 응축된 지원과 노력이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한 한 골프지망생의 부모는 '올인'이라는 단어로 자녀의 골프 뒷바라지 인생을 설명했다. 자신의 딸을 유명 골퍼로 만들기 위해 생업까지 포기했지만 성공만 한다면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 부모의 설명이다. 그는 "딸은 골프를 위해 학교 수업도 거의 듣지 않았기 때문에 골프를 그만 둔다면 대안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한국 여성골퍼 전성시대의 또 다른 원동력으로 한국사회의 남녀 위상 차이를 들었다. 한국 여성의 90%가 대학을 졸업하지만 취업 여성은 52%에 그치고 남녀의 수입 차이는 40%에 달해 미국(21%)을 능가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한국에서 부를 축적한 사회 유명 인사 중에는 여성 기업인이 드물고 연예인과 골퍼가 많다면서 한국에서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골프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유림기자 k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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