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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행&레저]호남권 | 담양웰빙체험투어

현정 (炫貞) 2007. 4. 29. 16:43

[여행&레저]호남권 | 담양웰빙체험투어



송명숙 해설사


대나무 건강나라의 다도체험


소쇄원
대나무는 담양의 영원한 상징이다. 지금은 비록 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관방천변의 죽물시장도 사라졌고, ‘마을이 있으면 대나무가 있고, 대나무가 있으면 마을이 있다’던 옛 명성도 많이 퇴색했지만, 1년 내내 푸름을 간직하고, 바르고 곧은 대나무의 정신만은 평화롭고 건강한 담양 산천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 청신함과 여유로움이 담양의 가사문학을 낳았고, 오늘에 이르러서는 웰빙과 로하스의 본고장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했다.

문화관광해설사 송명숙씨(45)의 기억 속에 대나무는 그다지 달가운 존재만은 아니었다. 어린시절 집 앞마당에 대밭이 있어서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바구니를 만들어야 했는데, 학교에서 돌아오면 책임량을 완성하기 전에는 노는 것은 물론, 숙제조차 할 수 없었다. 바구니를 만들다보면 가시에 찔린 손은 항상 벌겋게 부어올랐고, 종내에는 손끝의 지문조차 다 닳아 없어질 지경이 됐다. 그렇지만 중년의 나이에 들어선 지금에 와 돌아보면, 그 모든 것이 아련한 추억으로 애틋하고 소중하게만 느낀단다.

죽향 담양의 버스투어는 세 가지 테마로 나뉜다. 테마1(첫째·셋째·다섯째 주 토요일)은 ‘가사문학을 꽃피운 정자문화’로, 광주역-소쇄원-한국가사문학관-식영정-명옥헌원림-중식-고려식품, 호정식품, 삽재골 야생화단지-죽녹원, 관방제림-메타세콰이어가로수길-면앙정-광주역이며, 테마2(둘째·넷째 주 토요일)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대나무의 신비로움’으로, 광주역-소쇄원-죽녹원, 관방제림-중식-담양호-가마골생태공원-대나무건강나라-메타세콰이어가로수길-한국대나무박물관-광주역, 테마3(매주 일요일)은 ‘대나무, 웰빙 속으로’로 광주역-메타세콰이어가로수길-다도체험-솔학민속체험박물관-중식(대통밥)-죽녹원 및 대나무비누만들기체험-대숯황토 천연염색체험-한국대나무박물관-광주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광주역에서 오전 9시 출발하며, 1일 이용요금은 중식과 관람료를 포함해 1만7000원이다.

테마1은 한국가사문학관을 중심으로 한 담양의 소위 누정문화를, 테마2는 영산강의 시원이 되는 가마골생태공원을 중심으로 담양의 자연경관을 더듬어 나간다. 비록 테마별로 약간 차이는 있지만, 두 코스 모두 핵심에는 소쇄원이 있다. 소쇄원의 아름다움은 이제 새삼스럽지 않다.

“소쇄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우리 옛 고향의 모습과 닮았죠?”

담양군 남면 지곡리, 일명 괸돌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의 선비 양산보가 경영하기 시작해, 아들과 손자에 이르는 60여 년에 걸쳐 지은 민간별서정원으로, 보길도의 부용정원림과 함께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민간정원으로 꼽힌다. 양산보는 중국 남북조시대 제나라 사람 공치규의 ‘북산이문’에서 인품에 대해 말하기를 ‘마음이 씻은 듯 맑고 깨끗하여 홍진을 뛰어넘는 기상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여기에서 본 따 ‘맑고 깨끗하며 시원하다’는 뜻인 ‘소쇄’를 자신의 호로 삼고, 손수 지은 정원에 ‘소쇄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내 손길, 내 발길 닿지 아니한 곳이 어느 한 곳도 없으니, 남에게 팔지도 말고, 누구 한 사람의 소유로 삼지도 말라’고 일렀으니, 그 유훈을 받들어 모신 후손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지금의 소쇄원이 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 송 해설사의 설명이다.

담양버스투어에서는 비교적 잘 알려진 가사문학이나 정자문화코스보다는 최근 새롭게 개발한 웰빙코스가 더 눈길을 잡아끈다. 일요일 아침 담양웰빙체험투어를 따라나섰던 날, 마침 광주의 젊은 직장여성들이 투어에 참여하고 있었다. 젊음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아름답건만, 젊은이들은 아무래도 고리타분(?)한 가사문학코스보다는 웰빙코스에 더 마음이 쏠리는 모양이었다.

간간이 CF에도 등장하는 메타세콰이어길은 기본이고, 대나무건강나라에서 만나는 다도체험이 새롭다. 이곳에서 내놓는 차는 흔히 맛볼 수 있는 녹차가 아니라 댓잎으로 만든 댓잎차다. 댓잎차는 담양의 산과 들녘에서 자생하는 대나무의 여린 잎으로 만든 차로, 영롱한 황금색을 띠며, 구수하고 은은하게 퍼지는 대나무 향이 그윽하다. 그럼에도 대나무건강나라의 강사라 관장은 댓잎차에 대한 자랑보다는, 다도를 통한 마음가짐을 이르는 데 더 열성적이다. 그에 따라 젊은 관광객들은 잠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이내 마음을 비워낸다.

송학민속체험박물관은 구·신석기시대의 유물을 비롯해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유물과 우리 고유의 민속품·희귀품 등 1만여 점에 이르는 소장품, 우리 민족의 전통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생활사전시관, 농기구전시관, 전통농가체험장, 한옥·초가체험관, 청소년수련시설 등을 두루 갖춘 민속체험박물관이다. 이곳 소장품 중 다수는 TV드라마나 영화, CF 등에 소품으로 사용한 것들이어서 다도체험으로 잠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듯했던 젊음은 이곳에서 금방 본연의 쾌활성을 되찾는다.

중식으로 담양 특유의 대통밥을 제공하며 이후 죽녹원 관람 및 대나무비누 만들기 및 대숯황토천연염색체험이 이어진다. 대나무박물관에서 죽제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투어는 마무리된다. ‘운수대(竹)통’이라는 담양웰빙투어를 따라가면서 참가자들은 연신 ‘죽(竹)이네!’를 외치는데, 스스로 면앙정 송순의 후손임을 내세우는 송 해설사는 그에 부응이라도 하듯 ‘송명숙 표’ 농담 한마디로 해설을 끝맺는다.

“담양에는 참빗장, 죽렴장, 낙죽장, 채상장 네 분의 장인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갓을 만드는 사람은 갓장이, 갓을 잘 쓰는 사람은 갓쟁이, 그럼 갓을 잃어버렸으면?”

정답은 ‘오 마이 갓!’이다.

십년을 경영하여 초가삼간 지어내어

나 한 칸 달 한 칸 청풍 한 칸 맡겨두고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면앙정 송순


유성문<객원기자> rotack@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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