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설 순서
빈 그릇과 찬 음식을 먼저 올리고 따뜻하게 먹는 음식은 뒤에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진설 순서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촛불켜기, 과일, 소채, 시적, 잔반(고귀의 것부터 비위의 것으로), 육전, 면, 어전, 떡, 편, 청, 메, 갱, 적(炙) 을 한꺼번에 진설하는 지방과 가문도 있다. 숭늉은 합문, 개문한 후 갱을 물리고 숭늉을 올린다.
또 지방과 가문에 따라서는 잔반(盞盤), 시첩(匙첩), 과(果), 소채(蔬菜)등 제물은 참신(參神)하기에 앞서 진설하고 육(肉), 면(麵), 어(魚), 편(편), 갱(羹), 반(飯)의 6품은 참신(參神) 후에 진설하기도 한다. 또한 육과 어와 갱은 주인이 올리고, 면, 편 메는 주부가 올리는 예도 있다.
초헌(初獻)때 육적(肉炙), 아헌(亞獻) 때 계적(鷄炙), 종헌(縱獻)때 어적(魚炙)을 각각 올리는 지방과 가문도 있다.
2. 진설 방식
진설방식은 각 가문마다 차이가 있어 일률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대체적인 형식은 다음과 같다.
제상 앞에서 제 5줄에 과실, 제 4줄에 찬, 제 3줄에 탕, 제 2줄에 적, 제 1줄에 반, 갱의 순서로 진설한다. 촛대는 양쪽에 떡은 동쪽에 진설하고 면은 서쪽에 진설한다. 향로, 향합, 모사기, 축판, 제주를 준비한후 제사를 시작한다.
고비각설(考비各設)은 내외분이라고 남자 조상과 여자 조상의 상을 따로 차리는 것이고 고비합설(考비合設)은 남자 조상과 여자 조상을 한 상에 차리는 것이다.
제5열은 과실이나 조과(造菓)를 놓는 줄인데 지방과 가문에 따라 홍동백서(紅東白西) 또는 조율시이(棗栗枾梨), 조율이시(棗栗梨枾)로 진설하는데 홍동백서로 진설하면 붉은 과실은 동쪽에 흰 과실은 서쪽에 진설하고 중앙에 조과를 놓되 이것도 붉은 조과는 동�에 흰 조과는 서쪽에 진설한다.
조율시이(조율이시)라 하여 목실(木實)과 조과(造菓)를 따로 목실은 서쪽으로 조과는 동쪽으로 진설하는 가문도 있다. 또 맨 앞줄은 과실과 조과의 줄이니 과실로는 기본4과(대추, 밤, 배, 감)인 목과를 서쪽부터 차례로 진설하고 다음에 기본4과외의 목과(木果), 만과(蔓果), 초과(草果), 조과(造果)의 순으로 진설하기도 한다.
목과에는 기본4과 외에 은행, 앵두, 사과, 석류, 바나나, 밀감, 파인애플 등 쳐다보는 나무에 달린 과실이고, 만과에는 포도, 멀구, 다래, 토마토 등이 있는데 줄기에 달려 있는 과실이고, 초과에는 딸기, 참외, 수박 등 땅위에 붙은 과실이다. 조과는 손으로 만든 과자류를 말하는데 유과, 전과, 약과, 다식, 엿 등이 있으며 조과의 으뜸은 유과로서 최상위에 놓기도 한다. 과일진설은 각자의 가례대로 할 것이다.
제4열은 서포동혜(西脯東醯)라 하여 포는 서쪽에 놓고 식혜는 동쪽에 놓되 마른 것은 서편에 놓으며 젖은 것은 동편에 진설한다. 좌포우혜라는 말을 써 왔는데 해석여하에 따라 신위 본위로 좌, 우로 말하는 경우도 있고 또한 참사자 본위로 좌, 우로 말하여 혼란이 많다. 그래서 성균관에서는 좌포우혜라는 말 대신에 서포동혜라는 용어를 쓰기로 하였다. 나물류 즉 침채(沈菜), 청장(淸장), 숙채(熟菜)는 가운데에 진설한다.
제3열은 탕(湯)을 진설한는 줄로서 관작 여하에 따라 3탕, 5탕을 써 왔다. 어탕은 동쪽에 육탕은 서쪽으로, 소탕(素湯)은 가운데 진설한다.
제2열은 적(炙)과 전(煎)을 진설하는 줄로서 적이라 함은 불레 굽거나 찐 것을 말하며 전은 기름에 튀긴 것으로 어로 만든 것을 어적, 어전, 이라하여 육으로 만든 것을 육적이라 한다. 어동육서(魚東肉西)라 하여 어류는 동쪽에 육류는 서쪽에 진설하고 또 동두서미(東頭西尾)라 하여 생선의 머리는 동�으로 꼬리를 서쪽으로 향하게 한다. 계적, 어적, 조기적, 생선포와 같이 등과 배가 있는 제수는 바르게 놓을 때는 등이 위로가고 뉘어 놓을 때는 배가 신위 �으로 가게 놓는다. 그러나, 지방과 가문에 따라 등이 아래로 가고 배가 위로 가게 뉘어 놓는 경우도 있다. 또 인모우(鱗毛羽 : 비늘, 털, 날개)의 차례로 한꺼번에 제물을 진설하는 경우는 밑에 비늘이 있는 물고기를 괴고 그 위에 털이 있는 쇠고기 돼지고기등을 괴고 가장 위에 날개가 있는 닭등을 괴어 진설한다. 또 어, 육, 날개를 각각 제기에 담아 진설하기도 한다.
제1열은 반과 갱을 놓는 줄로서 반은 서쪽에 갱은 동쪽에 놓고 편은 동쪽에 놓고 면은 서쪽에 놓는다. 잔서초동(盞西醋東)은 술잔은 서쪽에 놓고 초접은 동쪽에 놓아야 하고, 천산양수(天産陽數)는 하늘에서 나는 것으로 홀수로 진설하야야 하며, 지산음수(地産陰數)라 하여 땅에서 나는 것은 홀수로 진설하여야 하며, 부접불기(附接不記)라 하는 것은 주된 음식에 붙이는 조미료(설탕, 초장, 소금, 겨자 등)는 따로 기록되지 않았으나 주된 음식에 붙여 놓으면 된다.
옛날 우리 나라에서는 당쟁(黨爭)이 심하여 당파별(黨派別)로 가례를 정해 놓고 제사를 지냈다. 지금도 각 가정마다 조금씩 다른 점이 있으나 이 진설표를 참조하여 가문에 따라 내려오는 가례대로 행사하는 것이 무방하나 교통과 통신의 발달에 따라 전국이 일일생활권에 있기 때문에 가가례라는 말은 장차 없어져야 할 말이다. 예는 정이 중요하지 변례(變禮)가 정예(正禮)보다 우선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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