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한 상식들]/참 부모가 되는길

[스크랩] 자녀와의 대화 방법 (3)

현정 (炫貞) 2007. 11. 26. 14:51
< 자녀에게 말하기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



어느 날 저녁 모처럼 온가족이 모여 앉았다.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아들과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아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다. 아빠가 말문을 엽니다.

"민규, 너 요즘 좀 해이해진 것 아니냐? 이제 몇 달 있으면 너도 고3 이야. 너도 나름데로 생각하겠지만, 너 대학에 안 갈래? 대학 가려면 지금부터 열심히 해야지...어쩌고 저쩌고 주저리 주저리...."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가 뒤질세라 한마디 거듭니다.

"지금부터도 늦었지. 지금부터 해서 되나, 벌써 했어야지. 누구네 집 아들은 1학년때부터 머리 싸메고 하는데. 그냥 틈만 있으면 텔레비젼 이나 보고, 컴퓨터나 하니. 아예, 텔레비젼과 컴퓨터를 없애버리든지 해야지....미주알 고주알 쫑알 쫑알...."

다시금 아빠가 맞 받아 칩니다.

"앞으로 정말 얼마 안 남았어. 이 녀석아, 이제 금방 닥쳐. 하여간 난 모르겠다. 네 인생 네가 사는 거다. 대학 못 가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너희들이 공부하겠다면 돈은 얼마든지 대 주겠다. 알아서들 해...."

또 다시 옆에 있던 엄마가 딸에게로 말의 화살을 날립니다.

"남들은 과기고를 가느니 외국어고를 가느니 하고 난리법석인데, 어이구 이건 그저 먹기만 해서 키만 삐죽이 커 가지고,,, 주저리 주저리..."

모처럼 네 식구가 앉았다가 두 아이는 엄마 아빠로부터 예전처럼 일장 연설만 들었습니다. 결코 신나는 얘기도 아닌 것을, 그저 기회만 있으면 하시는 말씀을 오늘 또 들은 것입니다. 아이들은 더 이상 앉았다가는 더 심한 말씀을 들을까 봐 일어나 각자의 방으로 들어 갑니다. 여기서, 부모와 자녀의 만남은 끝났고, 대화도 끝 났습니다.

또 한가지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오후 서너시가 되어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집에 왔습니다. 오늘 학교에서 지방에서 자기 반으로 전학 온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에게는 대단한 빅 뉴스입니다. 그래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엄마에게 "엄마 오늘 우리 반에 울산에서 전학 온 아이 있다. 근데 엄마, 걔 사투리 되게 쓴다. 어떤 때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듣겠어" 그러자 엄마가 하는 말이라고는 "걔, 공부 잘한데" "엄만, 오늘 왔는데 어떻게 알아" "울산에서 왔든 마산에서 왔든, 너나 잘해. 너 학습지 여섯장이나 밀려 있어. 오늘 밀린 것 다해놔. 아빠가 알면 너 혼난다. 그리고는 앞으로는 한장 밀리는데 한 대씩 맞을 줄 알아....주저리 주저리.." 아이는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휑하니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립 니다. 이렇게 해서 모자간의 만남과 대화도 끝이 났습니다.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에서 보면, 흔히 부모들이 일방적으로 아이들 에게 일장 연설을 하듯 훈계하고 야단치고 타이르고 잔소리하는 경우 가 많습니다. 이렇게 하여서는 자녀와 진정한 대화를 나누기 어렵습 니다.

자녀들에게 말을하게 하고 부모는 열심히 그들의 얘기를 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비단 부모자식간 뿐만아니라, 선후배간 또는 사제간 사원과 사장간, 정치인과 국민간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윗 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말을 많이하기 보다는, 아랫 사람의 얘기를 많이 들어 주어야,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무얼 바라는지, 국민이 정치 인에게 무얼 바라는지 그들의 진정한 뜻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수십억의 인류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아무때고 무슨 얘기든 내가 가슴을 열고 마음 속의 모든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야기할 때, 가슴을 열고 온몸 온마음으로 내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랴. 그 수십억의 인류 중 단 한 사람만이라도 있다고 해도 그런 사람은 매우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아내에겐 남편이, 남편에겐 아내가,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바로 그런 상대가 되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가슴 속에 맺혀 있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말하기 어렵고, 말해도 들어 줄 사람이 없어 힘들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가슴속에 그들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그것을 가슴을 활짝열고 꺼내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우리 부모들이 보다 열심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줍시다.

저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둘째 녀석이 학교에서 돌아오는데 표정이 썩 밝지를 못하고, 들어오자 마자 제 방으로 들어가서는 문을 닫습니다. 조금 있어도 나오지를 않습니다. 둘째의 방으로 들어간 저는 둘째의 등을 쓰다듬으며, "오늘 학교에서 안 좋은 일 있었냐?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아빠. 담임선생님 때문에 나 학교 다닐 맛이 안나." "그래. 무슨 일인데. 아빠한테 다 이야기 해 봐." 그러면 녀석은 그 날 담임선생님과 있었던 이야기를 모두 털어 놓습 니다. 그러면 저는 녀석의 입장에 서서 간간이 맞장구도 쳐주고, 때론 담임선생님 입장을 변론도 하면서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줍니다. 이야기가 다 끝나면 녀석의 표정이 대번에 밝아지는 것을 볼 수 있 습니다.


출 처 ; 3050부모님방 카페 ( 장희창 )



출처 : 꿈을 담는 희망열차
글쓴이 : 눈높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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