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깍지에 얽힌 이야기 좀 들어 보세요 ■
뜰에 콩깍지는 깐 콩깍지냐 안 깐 콩깍지냐?
어릴적 놀이중에 발음하기 힘든 단어를 누가 더 잘하나 내기를
할적에 단골로 등장하던 말.
그 누구는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맘에 들지 않는 사람과 결혼 했다지만 콩깍지
덕분에 시집 장가 간거라고 하지요.
깐 콩깍지거나 안 깐 콩깍지거나 그 건 내가 알바 아니고
두세 알 물고있던 콩을 털어내고 콩깍지가 된 것인데 정작
그 콩각지를 좋아하는 녀석은 따로 있었지요.
가을날 밭에서 콩을 거두어 양지바른 마당에 널고 콩타작 할 때
자신의 겨울 양식 준비하는 거라고 외양간 소가 웃는다고 하지요.
거친 풀을 먹어야 소화도 잘 되는 짐승이니 가을날 산에
베어 말린 건초와 더불어 콩깍지도 꼭 준비해 두었는데
마땅한 여물꺼리가 없는 겨울 짚을 작두에 썰 때 사초와
콩깍지도 조금씩 섞어서 여물솥에 푹 끓여내어 겨 한 바가
지 넣어 소에게 주면 훌륭한 영양소 죽이 되지 않았던가요.
어느 것 한 가지도 버릴 것 없던 시절, 콩껍질까지도 사용
했던 우리 조상님들이었지요. 감으로 사용하기엔 아까운
물건 이었으니까 밭에서 나는 고기라는 콩은 사람만이
아니라 좋아하는 동물이 많았답니다.
그 콩을 노리는 놈이 있었으니 빼먹는 재주가 놀랍기만 하지요.
고라니는 콩잎을 노리고, 꿩 비둘기는 호시탐탐 그 콩알을
노리니, 허수아비도 세워보나 많은것을 빼앗기기도 합니다.
어차피 세상은 나누어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이니, 나 혼자
욕심 부려서도 안 될 일이고 자연에 순응하는 수밖에 없지요.
예전 콩을 심었던 콩밭이나 고구마를 심었던 밭에는
유난히 꿩이 잘 내렸지요. 은 뿌리도 파 먹고 떨어진 콩도
주워먹기 위해서 였답니다. 콩에 구멍을 뚫고 약을 채워서
콩깍지 위에 엎어서 놓았지만 귀신 보다도 약은 꿩은
그 콩을 물어서 멀리 던지기도 했다잖아요.
몇 해 묵은 꿩은 행여 어린 꿩이 모르고 먹을까 봐 그렇게
치워버리는 영악함도 보였답니다.
자식들이 모두 떠난 고향 집처럼 콩깍지 또한 자식들
모두 떠나 보냈지만 그래도 할 일은 있는가 봅니다.
님들은 눈에 콩깍지 씌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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