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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듯한 파란 하늘 아래, 백두대간의 중추, 태백의 산하가 펼쳐진다. 천 년을 견뎌 온 주목 나무에 흰눈이 쌓이고 매서운 겨울 바람으로 눈꽃이 맺히는 계절, 온세상 이 흰눈 덮인 땅과 푸른 하늘뿐인 겨울. 태백산 산행의 절정은 바로 지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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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기 쉽고 볼 것 많은 산 눈이 많은 것으로 유명할뿐 아니라, 날이 궂을 때는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친다는 귀동냥에, 내복에 스 웨터 두벌, 거기다가 외투까지 갖춰 입고 나섰지만, 유달리 화창한 날씨 덕에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지 나지 않아 땀이 베어난다. 결국 외투와 스웨터 한벌을 벗어 허리에 묶고서 청명하고 상쾌한 겨울 산의 공기를 들이마셔본다. 몇 달치 스트레스가 단번에 날아가는 느낌이다. 유일사 등산 코스는 의외로 수월하다. 넓직한 대로를 오르는 산행길은 다소 경사진 코스가 있긴하지만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다. 주목군락 서식지 안내판이 나오면서부터는 최소 30년, 최대 960년 수령의 주 목들이 기이하고 신령스러운 모습으로 등반객들을 반겨준다. 그 희귀한 자태를 감상하며 오르기 때문에 산행은 더욱 수월하다. 나 같은 운동 부족 도시인도 힘든 줄 모르고 오르는 걸 보니 무척이나 쉬운 등 반임에 틀림없다. 주목 군락 사이로 얼마나 갔을까, 주변 산들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능선으로 올라 선다. 장쾌하고 막힘없이 뚫린 조망에 벌써 정상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능선 코스에도 주목들 은 계속 이어지는데, 날씨가 맑고 눈이 늦은 탓에 땅에만 눈이 있고, 나무 가지에는 아직 눈꽃이 열리 지 않았다. 사진 속의 눈 풍경을 상상으로 이어붙이며 아쉬움을 달랜다. |
하늘이 내린 자리, 천제단 능선길이 길지 않아 곧이어 장군봉 정상에 도달했다. 주변의 백두대간 봉우리들이 두루두루 내려다 보 이는 장군봉에는 돌로 쌓은 제단, 장군단이 있다. 그 안에서 요란하게 기도를 올리고 있는 점쟁이를 보 니,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산으로 추앙받고 있다는 태백산 안내문구가 떠오른다. 거기서 몇 미터 가지 않아 바로 천제단이다. 마치 산 꼭대기에 마련된 헬리콥터 착륙장마냥 넓직하고 둥그스름한 공터. 그 중심부에, 마찬가지로 돌로 쌓아진 천제단이 자리잡고 있다. 쨍하게 내리쬐는 햇살 아래, 하늘로부터 태양의 양기를 최대로 받아들이고, 발 아래 사방으로 펼쳐지는 백두대간으로부터는 땅의 기운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하늘이 내린 자리다. 그렇기에 민족의 영기가 충만한 곳으로 일컬어지고, 시조인 단군 이 모셔져 있는 것이리라. 가끔 TV에서 흰옷으로 단장한 선녀들이 각종 체전에 쓰이는 성화를 채화하는 장면을 보게되는데, 바로 그 장소가 이곳, 천제단이다. 천제단에서 바라보는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의 산줄기들은 태백산 산행의 또다른 절정이다. 백두산 에서 시작하여 동으로 달려오던 백두대간이 서쪽으로 방향을 틀며 큰 획을 그은 산이기에, 이땅의 어느 산보다도 백두대간 조망이 아름답다. 사방으로 겹겹이 이어지는 능선들의 모습을 내려다보니, 그 시원 함에 가슴이 열린다. 쉬이 올라온 등산길에 비해 정상에서 맛보는 상쾌함은 그 어떤 산보다 크다. |
아쉬움을 남기며... 당골광장 쪽의 하산길은 그늘이 져선지 얼은 곳이 많다. 이제서야 아이젠을 장만한 보람이 있나보다. 아이젠을 착용하고나니 조심조심 새색시 같던 보폭이 성큼성큼 장군 걸음마냥 자신 넘친다. 아무리 화창 한 날씨라도 겨울산행에 아이젠은 필수임을 되새기며, 산행에서는 언제나 자연 앞에 겸손한 태도를 잃지 말아야겠다고 곱씹는다. 망경사 부근의 가파른 길에 무릎만큼 눈이 쌓이면, 비료포대로 눈썰매를 타며 하산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힘들게 포대를 구해왔는데, 잔뜩 부풀은 기대와는 무관하게 아직은 눈 이 적어 눈썰매는 어려워 보인다. 아쉬움이 넘쳐나니 다음 산행 계획을 짤 수밖에... 눈이 많이 내린 후에 다시 오리라. 그때는 눈꽃맺힌 주목들과 새로운 분위기로 데이트도 하고, 비료포대로 눈썰매도 타 며 오늘의 아쉬움을 마음껏 풀어보리라. |
유용한 정보 ▷태백산 자세한 정보 보기 ▷문의: 태백산 도립공원 관리사무소 033-550-2741 유일사 매표소 033-550-2746 ▷등산코스 ▲ 제1코스 : 유일사입구 → 유일사 → 장군봉,천제단 (4km, 2시간 소요) ▲ 제2코스 : 백단사 입구 → 반재 → 망경사 → 천제단 (4km, 2시간 소요) ▲ 제3코스 : 당골광장 → 망경사 → 천제단 (4.4km, 2시간 30분소요) ▲ 제4코스 : 당골광장 → 제당골 → 문수봉,천제단 (7km, 3시간 30분소요) ▲ 제5코스 : 금천계곡 →문수봉 →부쇠봉 →천제단(7.8km 3시간 50분소요) ▷겨울산행 준비물 방수 등산화, 아이젠, 스패치, 손난로, 귀마개나 모자, 여분의 양말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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