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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해빙기 산행요령

현정 (炫貞) 2007. 8. 27. 18:41
산 정상엔 아직 겨울 눈… 가볍게 산행 나섰다간 ‘윽∼’
●해빙기 산행요령
 설경이 펼쳐진 한라산 백록담.
‘산 밑은 봄, 정상은 겨울.’ 남도의 매화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산에도 봄이 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중부권의 해발 1000m 이상의 산들은 응달을 중심으로 눈이 두툼하게 쌓여 있다. 여기에 날씨가 변덕을 부리면 한겨울 추위와 진배없다. 따라서 봄기운만 믿고 가벼운 차림으로 산행에 나섰다가는 자칫 큰코 다칠 수 있다.

해빙기의 산행장비는 겨울과 다르지 않다. 의류는 방한용 외투와 오버 트라우저, 장갑, 모자(발라클라바)가 필수다. 단, 날씨에 따라 겉옷은 조절할 필요가 있다. 땀이 많이 나는 오름길에서는 최소한의 의류만을 입고 나머지는 배낭에 넣고 산행한다. 쉴 때나 정상에 오른 후에는 땀이 식기 전에 충분히 껴입어 보온에 신경을 쓴다. 특히, 정상에 도착해서도 덥다고 땀이 식을 때까지 옷을 껴입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저체온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땀이 나도 우선은 껴입어야 체온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운행장비는 등산화, 스패츠, 스톡, 해드랜턴이 필수다. 1000m 이상의 산 정상에는 지금도 제법 눈이 쌓여 있다. 따라서 등산화는 방수가 되는 것을 신어야 한다. 또 신발 속으로 눈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고, 녹은 흙길에 바짓가랑이가 지저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스패츠도 필요하다.

해빙기의 높은 산은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는 곳이 많고, 날씨가 변덕을 부리면 겨울 만큼 추워 산행장비를 겨울에 맞춰 준비하는 게 좋다.

산행시간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낮이 점점 길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밤이 더 길다. 따라서 무리하게 산행 코스를 잡는 것은 좋지 않다. 등산로가 녹아 있다가도 해가 떨어지고 나면 금새 얼어붙어 빙판길이 되기 일쑤다. 또한, 어둠 속에서 빙판 위를 무심코 걷다가 넘어지는 사고도 종종 일어난다. 따라서 오후 4시 이전에는 하산을 하는 것으로 산행 코스를 잡는 게 좋다.

산행코스는 가급적 능선을 잡는 게 좋다. 능선은 양지가 많아 햇살을 받으며 산행을 할 수 있다. 계곡의 경우 응달이 많아 곳곳에 빙판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빙판 위로 낙엽이 살짝 덮여 있는 곳이 복병이다. 방심하고 걷다가 엉덩방아를 찧기 십상이다. 또한, 북쪽이나 서쪽보다 남쪽과 동쪽으로 난 등산로를 선택하는 게 도움이 된다.

특히, 설악산을 비롯한 강원도 동해안권의 높은 산은 해빙기에 폭설이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내리는 눈은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 무겁다. 무거운 눈은 종종 산사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폭설이 내리고 있을 때는 계곡의 기울기가 가파른 곳을 피해서 산행을 해야 한다.

산 위에서 먹는 음식은 보약이다. 땀을 충분히 흘린 후 먹는 음식은 꿀맛 같다. 해빙기에는 과일을 넉넉하게 준비해 입맛을 상큼하게 해주는 게 좋다. 김밥이나 떡은 옷으로 돌돌 말아 배낭에 넣으면 온기를 유지한다.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보온도시락을 이용하는 것이다. 따뜻한 물이나 차도 추위를 가셔주고, 산행의 운치도 더해준다.

김산환 기자 isan@sportsworldi.com

출처 : 산내들바다
글쓴이 : 엄대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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