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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겨울산행 요령 및 겨울철 사고 대비책

현정 (炫貞) 2007. 8. 27. 18:40
겨울산행 요령 및 겨울철 사고 대비책

겨울산행 요령

산행지 선정 및 일정 잡기

겨울철이 아닌 계절에도 마찬가지지만, 산행지 결정에 앞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의 일기와 산의 상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요즘에는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면 각 지역의 현재 날씨와 이틀 뒤 일기예보까지 알아볼 수 있다. 만약 산행대상지에 폭설이나 강풍, 혹한 등이 예상된다면 산행을 미루는 것이 좋고, 그래도 가야할 경우라면 철저한 장비 준비와 운행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기예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대개 평지를 기준으로 한 날씨지만, 이를 기초로 목적하는 산의 기온까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산정에 올랐을 때의 기온을 예측하려면 기상대가 예보한 온도에 고도 100m 상승 때마다 0.6℃씩 빼내면 된다. 한 예로, 만약 속초지역의 기온이 영하 5℃라면 대청봉은 그보다 10℃쯤 더 낮은 영하 15℃쯤 된다는 결론이다.

낮은 기온은 바람이라는 복병과 합세할 때 특히 무섭다. 허술한 복장으로 강풍 속에 노출되면 엄청난 속도로 체온을 빼앗기게 된다. 심각한 경우에는 1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바람이 초속 10m 이상 불면 체감온도는 급격히 떨어지고 풍속이 높아질수록 훨씬 추위를 느낄 수 있다.

자신의 능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리하게 긴 거리를 하루 산행코스로 잡으면 자신은 물론 동행한 동료들까지 위험으로 몰아넣게 된다. 일반적으로 겨울의 낮의 길이는 여름보다 3~5시간 정도 짧고, 악천후라도 겹치면 눈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시계가 나빠져 길을 잃고 헤매기 쉽다. 등산로의 상태 또한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신설이 무릎 이상 쌓인 지역에선 운행속도가 여름의 반 이하로 떨어진다. 지형에 따라 다르지만 심한 경우 하루에 4km 이상 전진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무리한 산행계획은 곧바로 조난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안전한 코스를 날씨가 좋은 때를 골라, 짧은 거리를 여유 있게 답사할 수 있도록 산행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산행은 반드시 오후 4시 이전에 마칠 수 있어야 한다.

겨울산행 수칙

안전한 겨울산행을 위해 지켜야 할 몇 가지 수칙이 있다. 그 첫째가 산행 중 너무 많은 땀을 흘려 옷을 적시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렇게 춥지도 않은 날 너무 많은 옷을 입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산행 중에도 덥다고 느끼면 장갑이나 모자를 벗어 체온을 조절한다. 그래도 덥다면 웃옷을 하나 벗는 식으로 발한량을 조절한다.

무리한 운행도 치명적일 수 있다. 너무 빠른 속도로 산을 오르면 땀도 많이 나지만 쉽게 지칠 수 있다. 무리한 운행을 자제하고 휴식이나 식사 중에는 겉옷을 껴입어 체온유지에 힘쓴다. 기온이 낮은 겨울산은 의외로 체력소모가 많다.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체력을 잘 분배해야 무사히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겨울산에서는 상황을 잘 파악해 장비를 적절히 사용하고 신속히 행동해야 한다. 사람들이 붐비는 코스에서 장시간 지체하며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을 빼앗기기 쉽다. 이런 때는 재빨리 옷을 껴입는 것이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갑자기 얼어붙어 미끄러운 바위지대가 나오면 재빨리 아이젠을 착용하는 것이 시간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적절한 배낭 꾸리기도 필수다. 수시로 꺼내야 하는 재킷이나 덧바지, 아이젠 등은 손이 닿기 쉬운 배낭 헤드나 옆 주머니에 챙겨둔다. 쓸데없는 시간 지체는 체온을 떨어뜨리고 짧은 겨울날의 산행에 방해만 된다.

옷이나 장갑 등이 젖는 것은 치명적이다. 쓸데없이 눈밭에 뛰어드는 행동은 삼간다. 겨울철 0℃ 전후의 기온에서 내리는 습설은 쉽게 녹아 옷에 스며든다. 이는 추울 때 내리는 건설보다 훨씬 위험하다.

옷이 젖어든 상태에서 바람을 맞으면 순식간에 체온을 빼앗기게 된다. 습설이 내릴 때는 방수방풍기능의 겉옷을 입고 운행해야 한다. 기온이 높을 때는 웃옷 하나를 벗는 것이 발한량 조절에 유리하다. 스패츠나 방수의류, 오버글러브 등은 기본의류가 눈에 젖는 것을 방지하는 장비지만, 이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릴 수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겨울철 사고 대비책

겨울산은 폭설과 혹한, 눈사태, 체력소모로 인한 피로동사, 저체온증(하이포서미아), 동상 등 많은 위험요소가 상존하고 있다. 또 그런 사고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고 유형별 특징을 파악하고 있으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한 것은 물론 사고를 당해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길을 잃었을 때

가장 빈번한 겨울철 사고는 판단착오로 길을 잃는 것이다. 평소 익숙한 길이라도 눈이 덮이면 지형지물에 분간이 되지 않아 순간적으로 판단력을 잃고 험난한 지능선이나 계곡으로 잘못 들어서는 경우가 잦다. 특히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또는 해가 진 후 특히 이런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경우에는 잠시 안정을 취한 후, 침착하게 주위 지형 등을 파악하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 최선이다. 길을 찾는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은 오히려 불안감만 심화되고 체력소모를 부른다.

해가 지거나 눈보라가 쳐서 방향판단이 불가능하면 즉시 운행을 중지해야 한다. 이때는 신속히 은신할 곳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정상 등산로를 벗어나 조난당한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신의 위치를 알려야 한다. 일몰 후에는 모닥불을 피워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조명구를 사용해 일정 간격을 두고 깜박거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조난은 예고 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짧은 당일산행이라도 항상 헤드램프, 비상식, 예비의류, 방풍의, 펀초 등을 휴대하여 비상시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저체온증·동상

저체온증은 체온이 떨어지며 서서히 탈진해 의식을 잃는 증상으로 심할 경우 몇 시간 이내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저체온증을 예방하려면 눈을 먹거나 눈밭에 털썩 주저앉는 행동을 하지 말고, 강풍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일을 피해야 한다. 체온을 빼앗기는 것은 이런 일련의 행위 도중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진행된다.

저체온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즉시 젖은 옷을 갈아입고, 따뜻한 초콜릿이나 꿀 차 같은 열량 높은 음식을 섭취한다. 가능하면 침낭 등으로 보온을 하고 동료가 몸을 주무르거나 감싸 안아 환자의 체온을 높여 준다. 환자에 대해 직접적으로 열을 가하는 조치는 점진적으로 취한다.

동상은 노출되기 쉬운 손과 발, 귀, 코 등에 걸리기 쉽다. 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기에 피부를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장비를 다룰 때도 장갑을 벗지 말고 모자나 귀마개, 목출모 등을 착용해 얼굴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도록 한다. 등산화 끈을 묶을 때도 너무 조이지 않게 하고 젖은 양말은 가능한 빨리 갈아 신어야 한다.

가벼운 동상은 피부만 단단해 졌을 뿐 속은 정상이다. 만일 이렇게 증상이 가벼울 때는 자신의 겨드랑이나 동료의 몸으로부터 체온을 전달받아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동상 부위에 체온 이상의 열을 가하거나 심하게 비비는 것도 금물이다. 세포가 손상돼 회복 불가능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 속까지 동상이 번져 무감각해지면 그 부위를 37~38℃의 물에 감각이 돌아올 때까지 담근다. 감각이 돌아오면 상당한 통증이 나타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즉시 병원으로 후송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동상이 심하면 최악의 경우 뼈까지 절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눈사태

눈사태는 산지의 협곡이나 경사면에 쌓인 눈이 자체의 무게나 기온, 바람의 작용 등으로 미끄러져 내리는 현상으로, 특정지역에서 반복되어 발생한다. 따라서 눈사태 다발지역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사태 예상지역에서 행동방법 등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눈사태는 25~55도 경사의 지형에서 발생하며 30~45도 경사가 가장 발생확률이 높다. 또 눈사태는 거의 같은 지역의 비슷한 상황에서 일어난다. 사고사례를 살펴보고 비슷한 날씨와 적설량이라면 그 지역은 피하는 것이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쌓인 지 오래 되어 굳은 눈은 경사에 관계없이 안정되어 비교적 안전하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눈사태의 지역적 특성을 살펴보면, V자형을 이룬 경사진 암벽 협곡이나 매우 미끄러운 완경사의 암반, 경사진 사면이 길게 이어진 지형 등이 요주의 대상이다. 이런 지형을 통과할 때에는 눈의 상태와 기온 등을 면밀히 관찰한 후 통과한다. 특히 굳은 눈 위에 신설이 쌓여 있는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눈사태는 신설이 내리는 도중이나 눈이 그친 후 하루 사이에 발생한다. 그러므로 많은 눈이 내린 뒤 하루 이틀은 산행을 삼가는 것이 좋다. 눈사태 예상지역은 기온이 낮은 오전 중에 일찍 통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비가 올 때나 한낮에 경사가 급한 바람맞이 사면 아래는 대단히 위험하다.

만약 눈사태 예상지역을 통과해야할 경우에는 사람 사이의 간격을 50m 이상 유지하고 나무나 바위 같은 지형지물을 이용해 이동한다. 설사면에 진동을 주거나 큰 소리로 충격을 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눈사태 다발지역에 대한 정보는 현지 주민이나 산장 관리인 등에게서 미리 입수해 둔다. 또한 기상정보를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 눈사태를 만나 동행자들이 묻힌 경우 빠른 시간 내에 구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눈에 매몰됐을 때도 호흡기 주변에 충분한 공간이 있는 경우 최소한의 호흡이 가능하다. 1시간 이상 묻혔다 구조됐어도 생존한 경우가 있으니 절대 섣부른 포기는 금물이다.(월간산에서 전재)

출처 : 산내들바다
글쓴이 : 엄대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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