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사풍(안면신경마비)
와사풍은 입 돌아가는 병이다. 중풍은 아니고 얼굴만 마비가 와서 한쪽 눈이 감기지 않고 말하거나 웃거나 찡그려보면 입이 비뚤어진 것이 드러난다.
와사풍은 입 돌아가는 병이다. 중풍은 아니고 얼굴만 마비가 와서 한쪽 눈이 감기지 않고 말하거나 웃거나 찡그려보면 입이 비뚤어진 것이 드러난다.
이전에는 아주 차가운 다듬이돌을 무심코 베게 삼아 베고 잤다가 얼굴이 마비되는 수가 있었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고 났더니 입이 돌아갔더라는 경우도 있다. 촌에서는 농사 짓는 사람이 낮에 점심 먹고 축축한 나무 그늘 밑에서 얼굴을 땅에 대고 자다가 그만 입이 돌아가기도 하였다.
그런데 요즘은 좀 다르다. 심약한 편인 여고생이 어느 날 급우의 사망 소식을 듣고 다음날 일어나 보니 입이 돌아가 있다. 겁많은 주부가 설악산 관광갔다가 일행의 강권에 못이겨 흔들바위에 올라갔더니 아찔하였다. 그 다음날 입이 돌아갔다. 이제 막 귀국하여 심신이 피로한 기관장이 선박회사의 정당하지 않은 대우에 전화로 삼십분 가량 열을 내었다. 다음날 역시 얼굴이 마비되었다.
다시 말해 이전에는 찬 것, 습한 것에 얼굴이 직접 맞닥뜨려 안면신경이 마비되는 일이 많았고, 요즘은 놀라거나 겁먹어 마음이 움찔하든지, 제뜻대로 하지 못해 울증이 생겼든지, 심사가 뒤틀려 화를 내었든지, 고민을 했든지 해서 되는 경우가 많다. 찬 것, 습한 것도 얼굴을 마비시키지만 감정의 동요로 얼굴로 생명활동력이 올라가지 못하든지 반대로 얼굴로 떠서 막히든지 해서 자체적으로 신경이 둔해지고 마비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방법이 그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병의 부위가 얼굴이고 비교적 얕은 신경이므로 얼굴로 올라가는 약, 낙맥(비교적 가느다란 신경과 혈관)에 작용하는 약이 필요하다. 식어지면서 활동이 안되어 습기가 생겨 있으므로 데우고 습기를 녹이는 약도 써야겠다. 초조하고 애를 많이 쓴 사람이라면 진액이 말라져 있으니 신경을 도우는 약이 선택된다. 맥이 까라진 사람은 원기 안 도울 수 없다. 막힌 걸 뚫는 약도 필요하다. 위장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흔히 얼굴이 상기되거나 붓기도 하는 것처럼 와사풍에도 위장을 도와주는 것이 안면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여러가지를 사람에 따라 잘 정리하여 처방을 내어 쓰면 아주 허약하지 않다면 평균 한달이면 된다.
와사풍에 대개 침에 기대를 많이 하는데 피로한 상태든지 신경이 허약하고 마음이 복잡한 사람은 효력이 별로 나지 않으니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김태국한의원 김태국) | |
출처 : 호미호미카페호미숙[시집속향기]황우석지지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