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에워싼 ‘해상 春國’… 거문도
[출처 : http://pic.joins.com]
노란 유채로 시작된 제주의 화신(花信)은 매서운 겨울바람이 지나간 남도의 끝자락에서 수줍음을 머금은 채 진홍빛을 토해낸다. 산기슭 바윗돌 틈에 새빨간 동백꽃이 유혹적으로 피어나는가 하면 떨어진 동백꽃은 등산로를 붉게 물들인다.
꽃샘 추위가 매섭긴 하지만 남녘에는 벌써 봄기운이 물씬 풍긴다. 파릇파릇 돋은 보리싹이 봄을 알린다. 낚싯배와 유람선이 하얀 물살을 길게 늘어뜨리며 짙푸른 바다를 가른다. 90여년간 다도해상을 묵묵히 지켜온 하얀 등대. 그 사이로 동박새는 동백꽃을 입에 문 채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이른 봄철 거문도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광이다.
겨울철 흰눈 속에서 싹을 틔우고 엄동설한에 꽃망울을 터뜨리다 시들기도 전에 향내를 풍기며 땅에 떨어진 동백. 선인들은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다투어 노래했다. 여수항에서 뱃길로 1백15㎞ 떨어진 거문도는 섬 전체에 동백나무가 우거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중심지다.
여수항을 출발해 돌산대교 아래를 빠져나가면 자그마한 섬들이 점점이 떠있다. 백야도와 개도를 끼고 돌면서 바다의 풍광은 일변(一變)한다. 저 멀리 오른편으로 나로도가 길게 누워있고 수평선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쌍동 쾌속선인 페가수스호를 타고 손죽도-초도를 거쳐 1시간50분 거리다.
동도.서도.고도 등 3개의 섬이 병풍처럼 둘러처져 1백여만평의 천연 항만이 호수처럼 형성된 천혜의 항구다. 영국이 러시아의 남하(南下)정책을 막기 위해 1885년 무단 점령하고 '해밀턴항'이라고 서방세계에 처음 소개했던 역사의 현장이다.
거문도에는 2개의 등대(거문도.녹산등대)가 있다. 선착장에서 고도와 서도를 잇는 삼호교를 건너 왼편으로 5분여 차를 타고 간 후 걸어야 한다. 물이 넘나드는 무넘기에는 잔교(나무 길)가 갯바위를 연결하고 있다. 1~2분 정도 산길을 오르면 동백터널이 나타난다. 자갈 길과 흙 길을 따라 10여분을 걸어가면 거문도 등대에 닿는다.
거문도에서 일출과 일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 보로봉이다. 보로봉에서는 거문도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며 신선바위.기와집몰랑 등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다.
거문도에서 뱃길로 70리를 달려간 백도(白島)는 국가명승지 제7호다. 상백도와 하백도를 포함한 39개의 무인 군도로 이뤄져 있다. 촛대바위.매바위.형제바위.왕관바위.각시바위.거북바위 등 저마다 나름의 전설이 어려 있는 기암괴석들이 군무(群舞)를 하는 듯하다.
'옛날 중국의 명장(名匠)인 공수가 만든 작품인가. 조화를 부리는 귀신의 도끼로 다듬었는가. 육면(六面)으로 된 돌기둥은 무엇을 본떴는가.'
옛 시인 송강이 관동별곡에서 금강산의 해금강 총석정에 대해 풀어놓은 이같은 감탄을 백도에서도 느끼게 된다. 천상의 선녀가 오색실을 풀어놓은 듯 오전과 오후, 그리고 바라보는 방향과 기상에 따라 천태만상으로 바뀌는 백도의 아름다움. 어려운 뱃길을 달려온 관광객들에게는 환상, 그 자체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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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yahoo 귀수황하영 (hwangha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