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고개 정상은 동쪽으로 고한, 서쪽으로 영월군 상동, 북쪽으로 태백시 등 3개 시군이 맞닿은 지점이기도 하다. 1300고지인 만큼 이곳은 여름이 없다.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위에도 여기의 수온주는 23도를 넘지 않는다. 만항재 부근에는 지금 야생화가 한창이다. 긴 산꼬리풀·동자꽃·곰취 등 형형색색의 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자연이 만든 정원' 만항재 1300고지라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해발 700m인 고한에서 출발하면 승용차로 10여 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길은 구불구불 이어지지만 포장이 잘돼 있어 어렵지 않다. 과거 탄광촌이 이어져 석탄가루 날리는 검은색 일색이었으나 지금은 그 자리를 풀과 나무가 조용히, 그러면서도 빠른 속도로 옛 모습을 되찾아 주고 있다. 오르는 길 양 옆은 우거진 수목이 빛을 가려 햇살의 따가움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고갯길 아래 부분에서는 잎이 넓은 활엽수가 사열하는 듯하더니 산을 오를수록 깔끔한 자태를 뽐내는 낙엽송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해가 중천에 떠오른 한낮인데도 창문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싱그럽기까지 하다. 정상 부근에 이르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는 함백산, 오른쪽으로 한 굽이만 돌면 만항재다. 함백산 정상으로 가는 길 어귀에는 한국 스포츠의 요람인 태릉선수촌 태백 분촌이 있다. 함백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시멘트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이용해 승용차로도 오를 수 있지만 웬만해선 40분 정도 투자해 걸어서 오르는 것이 좋다. 정상에 서면 태백산을 비롯해 백두대간의 능선이 장엄한 모습을 연출한다. 다시 만항재. 주변은 야생화가 한창이다. 2월 처음 고개를 내민 복수초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지금은 산책로를 따라 긴 산꼬리풀·구릿대·동자꽃·곰취·말나리 등 70여 종이 듬성듬성 자라는 낙엽송과 어울려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라일락·튤립·장미 등 사람에 의해 '사육'된 꽃들의 향연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제 마음대로' 자란 탓에 질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의 의지로 풍경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찬사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산책이 끝나는 지점인 만항재 정상에서는 사방에서 불어오는 '천연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다. 한여름인데도 그늘에서는 두터운 옷이 아쉬울 지경이다. ■석탄가루에도 정갈함 유지한 정암사 돌아오는 길에 고찰 정암사를 둘러보는 것이 좋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부처 사리를 갖고 귀국, 창건한 절로 사리가 절 뒤편 언덕 위 수마노탑에 봉안돼 있는 적멸보궁이다. 정암사의 본전으로 수마노탑 아래 들어선 적멸궁은 낡을 대로 낡은 현판과 흔적만 남은 단청이 오랜 세월을 알린다. 하지만 최근 얹은 듯 푸른빛이 감도는 기와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어서 조금은 아쉽다. 적멸궁 옆 주목은 약 5m 높이로 죽어 있는 고사목 사이로 새로운 줄기와 가지가 자라 신비로움을 더한다. 절 집을 가로지르는 정암사 계곡은 열목어 서식지로 천연기념물 73호이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 도화동 계곡(천연기념물 74호)과 함께 세계 최남단 열목어 서식지이기도 하다. 서식지 보호를 위해 쌓아 둔 담 옆에 마련된 약수를 떠 마시며 고개를 빼 담 너머 열목어를 찾아보지만 유감스럽게도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절 집 밖 계곡물은 서식지를 바로 벗어난 까닭에 접근이 가능하다. 열목어 서식지와 만항재 정상에서 내려오는 계곡이 만나 수량이 풍부할 뿐 아니라 오염도 제로의 수질로 발목만 담가도 목까지 서늘할 지경이다. 지루한 장마가 물러가고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숨을 헐떡이게 한다. 이럴 때 하루 이틀쯤 여유를 내 만항재를 찾아본다면 더위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듯싶다. ●백두대간 함백산 야생화 축제 개막 백두대간 함백산 야생화 축제가 오는 3~12일 국내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인 강원 정선의 함백산 일원에서 열린다. '테마가 있는 여름꽃 여행'이란 주제로 열리는 축제는 만항재와 정암사 부근 폐광 지역인 (구)삼척탄좌 정암광업소 본관 등에서 펼쳐진다. 프로그램은 상설 행사·주말 이벤트·공연 행사 등으로 꾸며진다. 상설 행사로는 야생화 축제 주제전·야생화 누르미(압화)전·야생화 사진전·야생화 수석 분경 외에 야생화 석부작, 야생화 화분 만들기, 갱구 이용 사진 찍기, 만항재 산상의 화원 야생화 탐방 등이 있다. 또 정암광업소 한켠에 예전 목재 갱도를 재현, 광부들이 즐기던 화덕을 이용한 연탄 구이 체험도 가능하도록 했다. 주말에는 야생화 산길 걷기 대회, 야생화 부채·나무 목걸이 만들기, 등반 대회 등을 통해 더위 사냥에 나설 수도 있다. 이밖에 공연으로는 난타·판소리·음악회 등이 있다. www.gogohan.go.kr, 033-592-5455, 2810. 정선=글·사진 박상언 기자 [separk@ilgan.co.kr] |
출처 : 호미호미카페호미숙[시집속향기]황우석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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