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과 여행]/여행가고 싶은곳

[스크랩] 카약 투어, 국내 최초 남한강 100㎞ 2박 3일

현정 (炫貞) 2007. 8. 3. 23:44

카약 투어, 국내 최초 남한강 100㎞ 2박 3일

장마 가고 찜통 더위 급습! 물놀이가 절실한 때다. 가장 흔한 워터 스포츠는 래프팅, 그러나 한두 시간의 짧은 래프팅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레저 피플에게는 1박 이상 야영하며 장시간 동안 물을 지치는 투어링 카약을 추천하다.

외국에서 카약이나 카누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투어링 카약킹(Touring Kayaking)은 인기 만점의 어드벤처 레저 중 하나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장시간 동안 배를 탈 수 있는 구간이 많지 않다. 한강·낙동강 등 큰 강은 많지만 곳곳에 상수원 보호 구역이 있어 배을 띄울 수 없기 때문이다. 태백에서 발원한 남한강은 우리 강 중에서 가장 크고 긴 강. 그중 상수원 보호 구역이 들어 있지 않은 충주댐에서 양평읍 너머까지 100㎞ 구간을 카약을 타고 2박 3일 동안 여행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시도한 적이 없는 익스페디션(Expedition)에 가까운 일이다. 정확한 구간은 충주댐 아래 목행대교에서 시작해 양평 노인요양병원 앞까지 100㎞. 첫날부터 셋째날까지 각각 30·40·30km 운행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달 21일 오후 1시 목행대교 아래 기자를 포함해 국내 유일의 투어링 카약 동호회인 "카약과 캠핑" 동호인 8명이 집결했다.

■카약에 얼마의 짐을 실을 수 있을까?
 
3일 동안 9명이 야영 장비와 식량을 준비하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모든 짐을 카약에 싣고 패들링(Paddling)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무게를 줄여야만 한다. 1인용 텐트 각각 한 개씩을 싣고, 취사 도구는 9명분 1세트만 준비했다.

그러나 야영을 위한 개인 짐들이 많아 8대의 카약에는 20~30㎏ 정도의 짐을 실어야만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투어에 사용한 후지타카약은 조립식으로 가벼우면서도 짐을 수납할 공간이 많다. 최대 50㎏을 수납할 수 있는데 이게 투어링 카약의 특징이다.


■비 오늘 남한강을 지치고
 
가는 비가 살랑살랑 내리는 가운데 1인승 카약 7대와 2인승 카약 1대가 남한강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투어링 카약의 패들링은 크게 어렵지 않다.

급류를 타는 래프팅은 노를 힘차게 저어야 하지만 투어링 카약은 스푼으로 아이스크림을 퍼올리듯 가볍게 저어도 잘 나간다. 장비가 가볍고 물살을 잘 가르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패들을 물에 넣을 때는 가볍게, 패들을 뽑을 때 힘을 주는 게 추진력이 좋아진다. 보통 한 시간에 6㎞ 정도 가도록 젖는 게 좋다.  
 
비가 제법 거세진다. 빗방울이 수면을 때려 작은 물방울을 만든다. 카약 시트에 앉으면 수면과 눈의 높이는 앉은 키만큼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강의 얼굴에 내려앉아 길과 들과 산을 올려다보는 것, 이것이 자동차로 여행할 때와는 전혀 다른 카약킹의 매력이다.
 
"강에서 카약커는 자연 혼자가 된다. 시트에 앉아 있는 나, 강물에 비친 내 그림자뿐이다. 어깨와 팔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가운데 머릿속은 명상에 빠진다. 주말마다 강에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매주 한 번 이상 투어에 나선다는 양동준(38·자영업)의 카약킹 예찬이다.


■댐이 가록 막으면 카약 들고 우회
 
목행대교에서 10㎞쯤 내려오니 조정지댐이 물길을 가로막는다. 이럴 때는 카약을 들고 댐을 우회해야 한다. 주변 민가에서 리어커를 빌려 카약을 실어 날랐다. 배를 들고 가는 일행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노인이 "예전에는 이 물길이 뗏꾼들이 뗏목을 타고 내려오는 길"이라고 일러 준다.

그렇다. 영월 동강에서 조양강을 거쳐, 남한강 그리고 서울의 마포나루까지 이어졌던 뗏목 물길. 40여 년 전에 사라진 그 길을 카약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다.

■강변 모래톱에서 낭만 캠핑
 
이날 오후 7시, 5시간 동안 30㎞를 내려간 후 충주 복탄나루 근방 비내섬에서 첫날의 야영에 들어갔다. 강변 바로 옆 모래톱에 정박해둔 총천연색 카약, 풀밭에 세운 텐트와 그늘막, 모닥불이 어울려 그림 같은 밤을 연출한다. 지도상에 비내섬이라 표기된 곳은 카약을 타지 않고서는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다. 사방이 잡풀과 갈대가 우거져 있어 섬 안에 있으면 민가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연 속에서 오직 카약커들만이 화톳불 옆에 앉아 여유만만한 밤을 보낸다. 투어링 카약은 최소한의 식량과 장비를 가져 왔기 때문에 자연환경도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 오토캠핑에 비해 낭비하는 식량이 훨씬 적고, 그렇기 때문에 밥하고 설거지하는 시간도 짧아지기 때문이다.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50㎞를 운행한 둘째날은 30㎞를 간 첫째날보다 패들링이 더 쉽다. 노 젖는 게 몸에 익었기 때문이다. 셋째날 오후 양평읍에 도착한 8명의 카약커들은 만면에 미소가 가득하다. 2박 3일 동안 투어링에 참여한 나도채 한국탐험협회장은 "작은 배로 한강 100㎞를 완주하고 나니 정말 가슴 뿌듯하다"며 진한 소회를 털어놨다.

●투어링 카약 입문하기
 
투어링으로 쓰이는 카약은 일반 카약보다 길이가 길고 몸통이 가는 게 특징이다. "강물에 뜬 S라인"이라고 말할 정도로 늘씬하고 맵시 있다. 주로 잔잔한 강물에서 타기 때문에 롤링(흔들림)보다는 스피드에 역점을 둬서 설계한 카약이다. 후지타 조립식 카약(www.fujitakayak.co.kr)은 장비 일체를 15㎏ 배낭에 넣고 이동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어링용으로 인기가 높다.
 
어디에서든 10분이면 카약을 조립할 수 있다. 가격은 250만~300만원 선. 카약 동호회 카약과 캠핑(cafe.daum.net/fujitakayak)은 매주 1~2회 투어에 나선다. 신입 회원은 일정 정도의 투어비(1일 3~5만원 선)만 내면 장비 없이도 투어링 카약을 체험할 수 있다.

남한강=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출처 : [마이프라이데이] 기사 본문 읽기


카약 투어, 국내 최초 남한강 100㎞ 2박 3일 []
출처 : 호미호미카페호미숙[시집속향기]황우석지지
글쓴이 : 호미호미카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