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있는 공간]/아름다운 주택들...

야생화 정원 아름다운 도심 속 전원주택

현정 (炫貞) 2007. 6. 2. 13:05
  야생화 정원 아름다운 도심 속 전원주택
 
부암동 주택가 속에 그림처럼 숨어 있는 이층집

야생화 정원 아름다운 도심 속 전원주택
부암동 끝자락, 언덕배기를 올라가면 높은 담벼락 너머로 자리한 흰색 이층집. 겉에서 보면 동네의 여느 주택이나 다름없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감탄사를 절로 자아내게 하는 이 집은, 주부가 직접 꾸민 야생화 정원이 비밀처럼 숨어 있는 도심 속 아름다운 전원주택이다.

지난 5월, ‘도심 속에서 개인주택 사는 사람들’을 취재할 때다. 지인의 소개를 받고 부랴부랴 찾아간 진유나 주부네. 실제로 보니 소개한 이의 간단한 설명이 무색할 정도로 멋지게 꾸며 놓은 인테리어에 당장 취재를 하자고 권유했다. 그런데 주부는 손사래를 치며 한사코 거절이다. 이유인즉, 여름이 되면 정원 가득 야생화가 피어나는데, 아직은 계절이 너무 이르다는 것이었다.

결혼 26년 차, 신혼 때부터 한번도 아파트 생활을 벗어나본 적이 없었다는 진유나 주부. 자녀들이 자라고, 부부도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자 답답한 아파트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아침, 저녁으로 흙을 밟고 상쾌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살 수 있는 주택으로 이사 갈 것을 결심하고,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도심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남편과 자녀들의 직장 때문에 서울을 고수해야 하는 상황. 서울 시내의 주택가 몇 곳을 떠올려보았지만 복잡하기는 아파트와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찾아가본 곳이 부암동. 복잡한 도심에서 적당히 떨어져 있는데다 사람들의 손때가 묻지 않은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발품 팔아 고른 집은 부암동 꼭대기에 위치한 45평(대지 72평)의 주택. 원래 있던 낡은 집을 허물고, 집 사방으로 정원을 내어 아늑한 느낌이 드는 2층 주택을 다시 지었다. 주부가 직접 설계에 참여하고, 건축일을 하는 지인에게 시공을 맡겨 완성한 집은 구석구석 다양한 표정을 가진 정원과 컨트리풍의 실내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도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낭만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집 안에 들어서면 야생화 정원만큼이나 아름다운 실내 인테리어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화이트톤으로 마감한 컨트리풍의 실내는 주부가 직접 마감재를 선택하고, 디자인한 것이다.

1층 28평, 2층 17평의 아담한 실내는 집 안에서도 정원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사방에 창문을 내어 밝고 화사한 분위기. 창문도 갤러리 도어, 베이 윈도, 격자창 등 다양하게 배치해 공간이 입체적이면서 낭만적으로 보이게 꾸몄다. 구조 역시 복잡하지 않고 심플하게 계획했다. 1층에는 메인 공간으로 크게 연결된 거실과 주방, 부부 침실, 욕실, 드레스룸이 있고, 2층은 자녀들의 방과 작은 거실, 야외 데크가 위치해 있다.

꼭 필요한 가구만 두어 넓게 꾸민 집은 붙박이장을 최대한 활용해 수납을 말끔하게 해결했다. 몰딩과 방문 등의 마감재를 화이트로 통일하고, 바닥재로 화이트 인조 대리석과 화이트 오크 마루를, 파스텔톤의 연한 벽지를 사용해 집 전체가 넓고 화사해 보인다. 무엇보다 이 집이 돋보이는 이유는 값비싼 가구나 마감재 없이 산뜻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가구는 신혼 때부터 사용하던 것으로 주부가 직접 페인팅해 리폼하거나 이사 올 때 용도에 맞추어 짜 맞춤했다. 포인트가 될 만한 소가구 몇 가지만 남대문시장이나 고속터미널 상가, 신사동 가로수 길에 위치한 단골 앤티크 숍에서 구입해 허전한 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출처 : 향기 가득한 집꾸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