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볕아! 내 몸속 배터리를 채워다오
“난 우울하지 않아요. 단지 기운이 빠지고 멍해졌을
뿐이에요'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한 30대 중반의
주부 이아무개씨는“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의사의
진단에 대해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이씨는 우울해질 만한 이유를 갖고 있지 않았다.
남편이 속을 썩이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도 큰탈없이
잘 자라고 있고,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가계 사정이 눈에
띄게 나빠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씨가 병원을 찾은 이유는 과거와 달리 이번 겨울에는 불안하고
걱정이 많아지고 잡생각에 빠져드는가 하면 집중이 잘 안되고
기억력도 떨어질 뿐더러 기운이 빠져 하루종일 피곤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겨울철이 되면 이씨처럼 우울증이 나타나
심할 경우 직장생활이나 가사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겨울철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할수 있다
영어권에서는 이 우울증을 ‘윈터 블루’라고 부른다.
겨울철 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한 경우는
전체 성인의 1~3%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몸이 나른해지고 조금 우울해지는 등 가벼운 증상은 전체 성인의
10~15%한테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40대 여성들 겨울철 우울증 ‘빨간불,
겨울철 우울증은 대개 2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연령대에서 발생하는데,
환자의 4분의 3이 여성이고 여성 가운데는 4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다.
20대 이전에도 이런 우울증이 나타나지만, 특히 아이들은 에너지가
충만해 증상이 있어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이씨처럼 우울증에 걸려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경우에는
“배터리를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는 장난감에 인체를 비유한 뒤,
배터리가 닳아 그런 증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얘기하면 잘 알아 듣는다”고 한다.
규칙적 생활, 적절한 운동 등으로 인체의 배터리를 충전해야
겨울철 우울증을 해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겨울철 우울증에 취약한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남성과는 다른 성호르몬 분비체계, 곧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뇌하수체 자극 호르몬의 분비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한편,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는 겨울철 우울증 환자군에서는
여성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역으로 남성 환자들의 상당수는
병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일반적 우울증과 달리 식욕과 수면 욕구 늘어
일반적으로 우울증에 걸렸다고 하면 매사에 의욕이 없고,
시도 때도 없이 피곤하고,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아 낮엔 꾸벅꾸벅 조는
등의 증상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겨울철 우울증 환자들은 식욕이 늘어나는‘기현상’을 경험한다.
특히 탄수화물이 많은 밥, 라면, 빵을 비롯해 단 음식이 먹고 싶어진다.
잠들기 전에 식욕 증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에 밤참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채 체중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또 수면 욕구가 크게 증가해 아침에는 일어나기 힘들고,
하루 종일 자고 싶을 따름이다. 그러나 아무리 많이 잠을 자도 피로는
풀리지 않고 몸이 납덩이처럼 굳어서 잘 움직이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자연스럽게 만사가 귀찮고 짜증이 늘어난다.
겨울철 우울증은 일조량 감소 탓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계절적 요인에 의해 기분이
우울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좋아질 수도 있다.
또 계절의 영향에 지나치게 예민해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급격한
기분 변화를 보일 수 있는데 이런 증상을 ‘계절성 정동장애’라고 한다.
겨울철 우울증은 신체의 계절 부적응증인 계절성 정동장애 가운데
가장 흔하고 증상도 심하다. 봄, 여름, 가을도 우울증뿐만 아니라
좋은 날씨를 ‘무기’로 너무 들뜬 기분인 조증까지 일으킬 수 있지만
겨울철만큼 강력하지는 않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 겨울철 우울증은 해가 짧아지는
것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겨울철이 우울증을 일으키는
영향력은 추위보다는 부족한 일조량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일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고위도 지역과 사계절이 뚜렷해
일조량의 계절 변화가 심한 온대 지역에서 겨울철 우울증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열대에 가까운 필리핀의 경우 계절성 정동장애 환자가
하나도 없는 반면, 북유럽의 덴마크는 전체 국민의 12.4%나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증의 겨울철 우울증 환자에게는 날마다 일정시간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광선요법이 겨울철 정동장애의 가장 우선적인 치료법으로는
추천되고 있다.
햇빛을 쬘 수 있는 낮의 길이는 하지를 정점으로 짧아지다 최저점인 동지를
통과하면 길어지기 시작한다.
지난 22일은 동지였다. 이날 낮 길이는 9시간34분에 불과해 하지(6월 21일)의
14시간45분에 비해 무려 5시간 11분이나 짧았다.
해마다 해가 본격적으로 짧아지기 시작하는 가을에 뭔가 우울해지는
느낌을 받기 시작해 겨울철에는 식욕이 늘고 잠도 많이 자는데도 불구하고
기운은 자꾸 빠져 피로감을 주체할 수 없게 된다면 겨울철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
겨울철 우울증을 예방하고 이겨내기 위해서는 활기찬 야외활동을 통해
햇빛 쬐는 시간을 늘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춥다고 실내에서 웅크리지 말고 밖으로 나가 활동하는 시간을
늘릴수록 우울한 마음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는 것이다.
-도움말 -
조현상 연세의대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교수,
하규섭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홍진표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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