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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어지럼증

현정 (炫貞) 2007. 9. 23. 01:08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가 어지럼증이다. 특히 노인들에게 흔한 증상으로 65세 이상에서는 약 30% 이상이 경험하며, 외래로 내원하는 환자 중 세 번째로 많은 증상이다. 나이가 들수록 점차 증가하여 75세 이상에서는 가장 많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지럼증은 중추 또는 말초 전정기관(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귓속의 달팽이관 바깥부분)에 이상이 생기거나, 경미한 두통, 시력장애, 정신적인 긴장 후, 몸의 위치 변화로 인한 생리적인 현상 등으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현훈(眩暈)이라고 하는 회전성 어지럼증과 비회전성 어지럼증으로 나뉜다.

-증상에 따라 원인도 다양-

◇말초성 또는 귀의 질환 - 바이러스성, 신경계 이상이 원인

현훈의 원인 중 가장 흔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은 귓속에 있는 평형유지기관인 세반고리관내에 결석이 떠다니면서 병을 일으킨다. 자세를 바꾸면 어지럼증이 발생하며, 30초 정도 지나면 증세가 없어져 빈혈로 오해하기 쉽다. 바이러스성 미로염, 뇌허혈, 수술 이후 등에 생길 수 있다. 흔히 40~70대의 장년층과 노령층에서 자주 발생한다. 전정신경염은 귓속의 평형신경에 바이러스가 침입해 신경이 마비돼 발생한다. 갑자기 빙빙 돌 듯 어지럽고 심할 경우 안진(눈이 좌우나 위 아래로 떨리는 현상), 오심 및 구토를 일으킨다. 감기를 앓은 후에 발생하기 쉬우며, 대개의 경우 1~2주 내에 호전된다. 메니에르 증후군은 세반고리관내에 있는 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져 이명(귓속 울림),청력 감소, 현훈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한번 발생하면 최소 30분에서 수 시간씩 증상이 지속돼 고통스럽다. 염증성, 내분비 이상, 자율신경계의 혈관 운동성 이상 및 유전적 요소와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중추성 질환 - 뇌종양, 뇌의 혈액순환 장애가 원인

노인층에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중추성 질환 중 가장 대표적 원인이 뇌혈관 질환이다. 뇌혈관 질환에 의한 어지럼증은 응급치료를 요하고 치료 결과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어지럼증과 더불어 나타나는 뇌신경의 이상 소견이나 감각 및 운동기능의 장애, 발음이 이상하거나 삼키는 것이 부자연스러우면 중추성 질환을 의심해 보고 뇌 CT나 MRI 등 정밀 검사를 해봐야 한다.

국내 보고에 의하면 어지럼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MRI 검사 결과 33.7%에서 뇌경색이 진단되었고, 동맥경화 3.3%, 기타 혈관기형 및 뇌종양이 4.1%나 발견되었다. 뇌경색의 발생 빈도는 연령대별로 40대 9.2%, 50대 25.8%, 60대 49.3%, 70대 65%, 80대 65.2%로 연령이 높음에 따라 뇌경색의 발생 빈도도 증가됐다.

편두통 환자 중에는 두통과 함께 어지럼증과 같은 전정계의 이상 증상 및 징후를 호소하기도 한다. 드물게는 변형성 편두통으로 두통 없이 어지럼증만 나타나기도 한다. 어지럼증은 대개 오랜 기간 두통을 앓았던 환자에게 발생하지만, 간혹 반복적인 어지럼 후에 두통이 발생한다.

◇심인성 어지럼증 - 우울, 불안, 불면 등 정신적 증상 동반

어지럼증 환자의 20~50% 정도가 심인성(心因性) 어지럼증이다. 이들 환자는 ‘머릿속이 도는 듯하다’ ‘머리가 멍하다’, 또는 ‘아찔하거나 쓰러질 것 같다’ 등의 막연한 증상을 호소한다. 심인성 어지럼증은 흔히 두통이나 정신적 증상으로 우울, 불안, 불면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처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하며 심리적 문제와도 많이 연관되기 때문에 원인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감별 진단이 중요-

어지러운 정도, 기간, 발생 상황, 악화 또는 완화 요인, 동반된 증상, 과거력 등을 상세히 살펴야 한다. 특히 전정계의 문제인지, 신경계의 문제인지의 구분이 중요하다. 우선 어지럼증이 전정계 질환에 의해서 유발되는지, 비전정계의 질환에 의해서 유발되는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인이나 주위 사물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듯한 느낌의 진성 현훈은 주로 전정계의 질환에서 나타나는데, 전정신경염 또는 양성돌발성 체위성 현훈 등의 말초성 원인과 뇌간의 경색과 같은 중추성 원인에 의해서 유발될 수도 있다. 비전정계의 질환으로 분류되는 졸도하기 전에 나타나는 어지럼, 저혈압, 미주신경성 졸도, 과호흡, 심박출량 감소, 심인성 어지럼증, 눈을 감으면 없어지는 안성 어지럼 등에 의한 어지럼증은 진성 현훈이라기보다는 “머리가 흔들린다든지 쓰러질 것 같다” 등과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연구 보고에 의하면 회전성 어지럼증(54%)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불균형감(40%), 체위성 어지럼(32%) 순이다.

전정기능의 이상 소견으로는 현훈, 평형기능 이상, 안진, 멀미 등의 증상과 자세 불안정, 눈의 불안정, 병적안진, 안구 위치 이상 등의 증상을 보인다. 다음으로 어지러운 증상이 말초성 원인에 의한 것인지, 혹은 중추성 원인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초성 원인에 의한 경우는 중추성 원인에 비하여 더욱 심한 급발작 증상과 청력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자세 변화에 따라서 심한 증상을 보이며 눈을 감으면 현훈이 악화되고 눈을 뜨면 완화된다. 이른 시간 내에 적응하는 특징이 있다. 말초성 현훈의 경우는 비교적 예후가 양호하나 중추성의 원인이 의심될 경우 전문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치료와 관리는-

어지럼증이 심할 경우에는 일단 머리를 움직이지 말고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증상의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급성기가 경과하면 전정기능 강화 훈련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정기능강화운동은 환자가 급성기로부터 벗어난 이후 장기적으로 전정기능을 회복시키고 강화시키는 일종의 전정재활치료이다. 이러한 전정기능재활운동은 일시적으로는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전정기능 회복을 위해서 필요한 치료이다. 재활치료 중에서 약물치료는 가능한 한 지양하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림대의료원 강남 성심병원 신경과 황성희 교수는 “대분분 임상적으로 경미한 증상으로 생각하는 어지럼증이나 현훈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경우에 따라서는 응급을 요하는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된다. 만일 정확한 감별 진단이 어려운 경우나 중추성 현훈이 의심되는 경우는 전문의로부터 적절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


출처 : 어지럼증
글쓴이 : 솔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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