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풀리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봄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봄축제의 주인공은 단연 꽃이다. 하지만 예년보다 오래 가는 늦추위와 오락가락하는 기온 탓에 올해는 꽃소식이 좀 늦어지고 있다. 이미 몇 개의 축제는 뒤로 늦춰졌다. 그러나 봄철에 즐길 것이 어디 꽃뿐일까. 단물이 오른 고로쇠도 있고, 이즈음 제맛을 내는 대게도 있다. 그리고 통영에서는 봄밤을 수놓는 성대한 음악제도 열린다. 봄꽃도 며칠만 더 봄기운이 차오르면 순식간에 콩볶듯이 피어날 터다. 3월 한달동안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가볼만한 봄축제를 소개한다.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지리산 뱀사골 고로쇠 약수제 = 남원시 산내면 반선주차장 일원에서 오는 8일에 열린다. ‘고로쇠에서 지리산의 정기를 체험하세요’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약수 제례 길놀이를 시작으로 고로쇠 빨리 마시기, 고로쇠 마시고 소리 지르기, 고로쇠 물통 지고 달리기, 고로쇠 무료 시음회 등의 행사가 마련돼있다. 또 지리산 밀랍초 만들기 체험과 민속놀이, 페이스 페인팅 등의 부대행사가 이어지며 저렴한 가격에 고로쇠를 구입할 수 있는 할인 판매장도 운영된다.
고로쇠는 보통 낮 기온이 섭씨 7도 이상으로 오르고 일교차가 15도 이상으로 커지면서 바람이 불지 않아야 수액을 충분히 내뿜는다. 남쪽지방의 늦추위로 올해 고로쇠는 늦어지는 편. 그러나 올해 지리산 일대의 고로쇠군락지에 눈이 많이 내려 채취량은 평년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는 해풍이 미치지 않고 일교차가 큰 해발 6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채취돼 품질이 뛰어나다. 063-620-6616
◆광양 매화문화축제 =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과 섬진강변 일원에서 8일부터 16일까지 9일동안 열린다. 명실상부한 대표적인 봄축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봄꽃이 늦어지고 있는 데도 오히려 예년보다 축제일정을 앞당겼다. 매화마을에는 이제 한 두그루씩 꽃을 틔우고 있는 상황. 본격적으로 개화한 매화를 보려면 이번 주보다는 내주 주말쯤 찾아가는 게 낫다.
행사기간내내 매화꽃길에서는 시화전이 열리고, 운치있게 키워낸 매화분재도 전시된다. 매실묘목과 야생화도 전시, 판매된다. 매화음식경연대회와 집에서 빚은 매실주 자랑대회, 매화 사생대회, 광양매화 전국 사진촬영 대회, 매화백일장 등 다양한 행사들이 다채롭게 열린다.
매화꽃길 음악회와 포에버윈드 오케스트라 공연을 비롯해 매화마을에서 촬영한 영화 ‘천년학’의 야간상영 등 공연행사들도 준비돼있다. 광양시청 문화홍보과 061-797-2363
◆구례 산수유꽃 축제 = 지리산 온천관광지에서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동안 열린다. 올봄 산수유 개화가 늦을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에 비해 축제개막이 5일 늦춰졌다. 구례군 산동면 일대는 산수유나무 수십만 그루가 자생군락지를 형성하고 있어 매년 봄이면 온 천지를 노랗게 물들인다. 올 축제의 주제는 ‘영원불변의 사랑을 찾아서’. 산수유 풍년을 기원하는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산수유 물들이기, 산수유술 담그기 등 축제기간 내내 갖가지 체험행사 등이 열린다. 사랑이란 주제에 맞춰 재미로 보는 애정테스트인 ‘환상의 커플 테스트’와 연인, 가족, 부부들이 서로에게 편지를 써서 전하는 ‘구례에서 전하는 러브레터’ 등의 부대행사도 준비돼있다. 추천할만한 프로그램은 개막첫날인 20일과 주말인 22일 열리는 봄밤 연주회. 아직 아침 저녁으로는 찬바람이 불 때지만, 노란색 꽃대궐을 이룬 산수유 마을에서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선율을 즐기는 맛은 단연 으뜸이다. 061-782-2014
◆통영국제음악제 = 봄 밤을 수놓는 음악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통영국제음악제가 통영시민문화회관을 비롯해 통영시 일원에서 열린다. 경남 통영 출신의 세계적 작곡자 윤이상을 기념해 열리는 이 음악제는 올해로 7번째 봄시즌을 맞았다. 이번 시즌의 주제는 윤이상의 실내교향곡 제2번 ‘자유’. 국내외 실력파 뮤지션들이 연주하는 윤이상의 곡과 고음악, 현대음악, 재즈까지 다양한 음악을 마음껏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공연이 마련됐다.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22일 공연되는 파커 스트링 콰르텟 공연. 미국에서 활동 중인 파커 스트링 콰르텟은 4명 가운데 3명이 한국인으로 세계적인 현악 4중주단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번 봄시즌 모든 유료 공연의 연주회 티켓은 좌석에 따라 1만~10만원. 14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티켓은 레드패스 15만원, 블루패스 8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055-645-2137
◆울진 대게축제 = 울진 후포항 한마음광장에서 오는 28일부터 사흘동안 열린다. 울진 대게의 제철은 11월부터 5월까지. 그중 3월에 가장 어획량이 많고 살도 단단하다. 울진대게축제는 울진군이 울진대게 서식지와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울진대게의 정통성을 세우기 위해 매년 마련하는 축제. 국제 대게심포지엄 등 학술행사부터 게요리경연대회, 떼배 노젓기, 울진대게 줄 당기기 , 어린넙치 방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또 후포 여객선터미널에서 대게, 털게, 킹크랩(왕게) 등 각종 게를 전시하고, 세계 각국 특선요리의 다양한 소스와 조리법을 울진대게에 적용시킨 국제화된 울진대게 조리법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게 생생면, 대게라면 등 시제품 시식과 울진대게와 홍게 무료시식 코너도 운영한다. 054-785-6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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