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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름답게 나이든 다는 것

현정 (炫貞) 2007. 12. 23. 15:01
 

 

 

  그것은 끝없는 내 안의 담금질
  꽃은 질 때가 더 아름답다는 순종의 미처럼
  곧 떨어질 듯 아름다운 자태를 놓지 않는 노을은
  구름에 몸을 살짝 숨겼을 때 더 아름다워
  비내리는 날에도 한 번도 구름을 탓하는 법이 없다

  우아하게 나이 든다는 것
  그것은 끝없이 내 안의 샘물을 길어올려
  우리들의 갈라진 손마디에 수분이 되어주는 일

 

  빈 두레박은 소리나지 않게 내려
  내 안의 꿈틀거리는 불씨를
  조용히 피워내는 불쏘시개가 되는 일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욕망의 가지를
  피를 토하는 아픔으로 잘라내는 일

  혈관의 동파에도 안으로 조용히 수습하여
  갈라진 우리들의 마른 강물에 봄비가 되어주는 일

 

  그리하여 너 혹은 나의 처진 어깨를 펴 주고
  가끔은 나를 버려 우리를 사랑하는 일이다

 

  추하지 않게 주름을 보태어 가는 일
  하루 하루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낸 날들이
  다만 슬펐을 뿐 .....

 

출처 : 아름답게 나이든 다는 것
글쓴이 : 노박비처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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