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백도 >
* 언제 : 2008.04.05-06(밤10시출발 4시 녹동항도착)
* 누구랑 :
* 산행 코스 : 녹동항 출발(8:00) - 거문도 도착(9:10) - 영국군 묘지 - 백도 유람(10: 30-12:30)
- 거문도 목넘어 택시로 이동(1:00) - 등대 - 목넘어(1:30) - 보로봉(2:00) - 불탄봉(3:10) -
거문도 출발 (4: 30) -녹동항 도착(6:00) - 부천 도착(밤 1:45)
* 순수 산행 시간(3시간)
(목넘어 - 등대 - 목넘어- 보로봉 - 촛대바위 - 불탄봉- 거문도 항)
거문도에 내리니 한 시간의 여유가 있어 600미터 거리의 영국군 묘지를 찾아가는데, 길가에는 노란
유채꽃과 제비꽃, 끝물의 동백까지 피어있다. 구한말에 이 곳에 머무르던 영국군 3명의 무덤이 나란
히 누운 곳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었다.
화초에 관심이 많은 들길님은 예쁜 초롱꽃 같은 것을 캐시고, 알뜰한 아주머니들은 쑥을 뜯는다.
10시 30분에 유람선을 타니 150명은 넘어 보이는 승객들이 있다. 한 40분쯤 달려서 백도 유람이 시작
된다. 상백도와 하백도를 S자로 유람시키는 이 배는 24000원의 배삯을 받는데 얼마나 이국적이고 고결
하고 멋진지 돈이 하나도 안 아깝다는 소리가 들린다. 섬이 百 개에서 하나 모자란다고 ‘白도’라고 하
기도 하고, 바위가 하얘서 백도라 불리기도 한단다.
인간 세상에 내려온 아들을 불러올리려 했지만 안 올라와서 내려온 신하들까지 옥황상제가 바위로 만
들었다는 전설이 있는 이 곳엔 모양따라 각시 바위, 서방 바위, 곰 바위, 부처 바위, 마리아 바위 등
구수한 안내자의 설명도 맛을 더한다. 개인적으로 위로 죽죽 뻗은 바위들이 많은 하백도가 나는 더 멋
이 있다.
언제 또 와야지 하는 욕심을 남기고 배는 돌아선다. 잠깐 눈을 붙인 사이 배는 우리를 거문도에 내려
놓는다. 거문도엔 12인승짜리 점보택시가 1인당 1000원으로 운행되는데, 우린 시간을 아끼기 위해 목
넘어까지 택시를 이용한다. 두 대 밖에 없는 택시는 한 대가 고장이라 한 대로만 몇 번을 실어 나르느
라 일행들은 흩어져 등대를 향한다.
뾰족한 산 중간을 가로지른 아름다운 길을 따라가니 처음부터 끝까지 동백숲이다. 3월이 한 창 아름다
웠을 동백은 아직도 제법 피어있고 길가엔 꽃잎째 선연히 떨어져 있다. 가슴이 묘하게 아려오는 그 모
습을 보며 바다를 보면 혼자 걷는 길은 구름 숙의 선녀 같은 기분이 되고 만다.
100년이 넘은 등대를 구경하고 새로 지은 등대의 뱅뱅 도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사방의 아름다운 모
습은 한 달만 여기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은은히 퍼지고 있는 오래된 영화 음악에 내 가슴은
몽삭몽삭하게 풀어져 내려 눈물이라도 비어져 나올 지경이다.
아무래도 시간이 촉박할 거 같아 서두르는데 한 쪽 잔디밭에선 식사를 하고 계시지만 나는 약간 출출한
상태가 좋아 그냥 혼자 길을 가니 마지막 택시로 오신 분들이 뛰어온다. 여유있는 걸음으로 나는 목넘어
에 도착해서 일행을 기다릴까 하다가 오르는 산길이니 나 혼자 오르기로 한다. 어차피 금방 따라잡힐 거니까.
30분쯤 오르니 제법 경관 좋은 능선길이 이어진다. 연화도와 돌산도의 아름다운 해안들이 오버랩 되어,
올해엔 무슨 복이 이리도 많은가 싶어 인사도 안 드리고 산행을 시작한 것을 깨닫고 산님에게 안전산행
을 약속하고 무사하게 내려가게 해달라 빈다.
2시에 보로봉이라는 곳에 도착한 것은 30분만인데, 불탄봉이 2.5키로 남았다니 맘이 급해진다. 390미터
만 가면 있다는 신선바위는 알아보지도 못하고 지나치고 890미터 지점의 삼거리 길엔 앞서간 우리 팀의
표시가 누워 있다. 금방 따라온 총무님과 다른 두 분까지 5명은 꼴찌가 되어 불탄봉으로 향한다.
하산하는 길은 달래가 많이 있어 벼리님과 다른 여자분들과 함께 나도 달래를 뜯어
보는데 따끔하는 것이 어디 긁혔나 했는데 계속 만질 때마다 조금씩 따끔거리더니 자고 나니 계속 저릿
거린다. 아마 뭔가 독이 잇는 것에 쓸렸거나 쏘였나보다. 타자치는 손가락이 지금도 계속 저릿저릿하다.
어쨌거나 오는 배에선 그 달래로 초장 찍어 안주로 또 술을 먹어대니 이번 산행은 관광 산행이라 술을
떠날 때부터 따지면 5차는 했을 것이다. 그 재미로 산에 다니시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다. 나는 아까
술 세 잔을 섞어 먹어 그런지 머리가 아파오고 6시에 내린 후 수산물 좀 살 때는 머리 아픈 게 피크에
오른다.
6시 반이 넘어 집으로 향한 늦은 귀가에 맘은 급한데, 풍류를 아는 기사님은 벚꽃이 만발한 길가에
잠시 구경하라고 내려주신다. 비는 일기예보에 딱 맞추어 뿌리기 시작하고 마지막 남은 회까지 풀어
놓고 마지막 한 잔들이 돌아가는데, 차는 어둠의 고속도로를 달려 잠든 우리를 부천에 내려놓은 것은
밤 1시 45분이었더랍니다. 대중교통은 끊어지고 다들 힘들었겠지만 귀하고 별렀던 백도 여행은 추억의
한 장면으로 기울어져 가는 인생의 한 컷으로 수시로 떠오를 줄 믿습니다!
사진및 내용 출처:http://cafe.daum.net/st2060에서
유람선 두둥실호
대삼부도
하백도
상백도 100년된 등대
서도 삼호교 이정표
유림해수욕장 삼거리 산행초입.
기와집몰랑
서도 등대
신선바위
보로봉이정표
거문도항
수월산(194m)
수월목 산행초입
선바위
365계단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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