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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고 싶지만

현정 (炫貞) 2007. 11. 13. 10:59
용서하고 싶지만

      용서하고 싶지만 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그 사람을 놓아주고 무너지는 심정으로 집을 나왔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관대한(?)나에게 그는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 하였고 급기야는 인간으로써, 부모로서의 모든 책임을 회피한 채 나와 아이들을 팽개치다시피 하고 내보냈습니다. 아니, 그 실랑이가 싫어 내가 스스로 나왔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정이란 테두리 안에서 살림과 양육과 내조밖에 모르고 살았던 내가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직장인으로서 힘겨운 일을 하는 나에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난 세상을 너무 모르고 살아왔었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미움이 무뎌지고 이해하는 마음이 생겨야함에도 나는 반대로 더욱 미워지고 용서할 수 없는 마음만 쌓여갔습니다. 혹자는 그런 마음을 미련이라고도 얘기하지만 결코 그건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사고와는 너무 다른 이기적이고 책임감 없는 태도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그 사람 와이프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남의 가정을 깨고 자기의 가정도 버린 부끄러움도 모르는 듯 "아이들을 미끼로 양육비를 뜯어내더니 이젠 등록금까지 해달란다"고 나를 핀잔하고 추궁하는 얘기를 들으며 나는 기가 막혔습니다. 그동안 혼자 힘으로 살아보려 노력했지만 박봉의 생활이 힘에 버겁고 아이들에게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준 것 또한 너무 미안해서 3년 전 양육비청구소송을 해서 매달 얼마 안 되는 돈을 받은 것과 대학2학년인 아이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휴학해야할 상황이 되어 아이가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한 것이 화근이 됐나봅니다. 그 사람에게는 그만한 능력이 충분히 있고 설사 그렇지 않다 해도 아이의 교육을 위한 일이라면 다른 것을 포기하고라도 도와줘야한다는 내 생각과 사고가 잘못 된 것인지... 이제는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나 스스로가 편해지기 위해서도 용서하고 잊어버려야 하는데도 그런 내 마음을 가만 두지 않는 크고 작은 그러한 일들의 반복이 나를 더욱 화나게 하고 독이 오르게 하는 걸 그들은 모르는 것인지... 어제는 저도 심한 말을 퍼부어 댔습니다. "미안해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그런 뻔뻔스런 얘길 할 수 있냐고... 망신당하기 전에 가만있으라고, 직장에서도 동네에서도 얼굴 들고 다닐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고..." 그러고 나서 밥 한 술 떠 넣지 못하고 편치 않은 마음으로 밤을 지샜습니다.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말들을 자주 하고 삽니다. 하지만 희생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님을 사람들은 알고는 있는 것인지, 나의 그런 생각이 잘못 된 것은 아닌지 혼란스럽습니다. "무슨 권리로 내 자녀들을 미워하느냐" "그런 너 스스로를 회개하라"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는 건 너무 힘든 인간들의 숙제인 것도 같습니다. - 못난이 - 가을을 열어. 커피한잔에 담아본다 은행잎 단풍잎... 갈대잎도 넣고서 저어서 마셔본다 코끝에 닿이는 가을은 진한 구수함이 가슴을 쉬게한다 들국화잎 따다 하나띄워 한모금 넘기려할제 반가이 ...떠오르는 미소한자락 반기려할새 없이금새 파장을 잃고 맴만 돌고있는 국화잎 한장 상큼한 가을아침. 창밖 강 건너 그리움이 물밀듯 잔속으로 잠겨오고 한모금씩 목젖으로 넘길때마다 느껴오는 님의 향기 그대를 느끼며. 가을을 마시고 사랑을 마셔본다 삶속에 담아온글 가을속에 풍기는 이쁜 향기가 한주에 가득하시길 바라며 유하 ♬배경음악:QUI SAURA - MIKE BR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