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한 상식들]/참 부모가 되는길

[스크랩] 논술. 만만하게 만들기 핵심 키워드 9가지

현정 (炫貞) 2007. 8. 15. 13:40

 
논술, 만만하게 만들기 핵심 키워드 9가지

 

 



01 기출_기출 문제를 잡아라

논술이 쉽다고 여유 부리는 친구는 1000명 중 한 명이 있을까 말까이다. 도대체 논술이 어떤 시험인지 감이 잘 안 잡히고 논술 하면 난처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너나없이 다들 마찬가지이다. 논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논술 시험을 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논술 시험이 어떻게 나오고 어떻게 채점하는지도 잘 모르고, 그러니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므로 논술 공부를 하려면 우선 낯선 것을 익숙한 것으로 바꾸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기출 문제를 공부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을 한 군데 찍자. 그리고 바로 전해에 나온 그 대학의 기출 문제를 구해 문제를 풀어 보자. 이렇게 하면 그 대학에서 어떤 형태로 논술 시험을 보는지 감이 잡힐 것이다.

이렇게 기출 문제를 꼭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대학마다 논술 문제를 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통틀어 논술 시험이라고는 하지만 대학마다 출제 경향에 차이가 크다. 대학마다 질문을 하는 방식이 제각각이고 제시문들을 배치하는 방식도 대학마다 다르다. 영어 지문이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대학이 있고 그렇지 않은 대학이 있다. 보편적인 주제가 선호되는 대학이 있고 시사 쟁점을 중시하는 대학이 있다. 이렇게 대학마다 출제 형식과 경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그것에 맞추어 준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02 출제 의도_출제자의 요구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라

많은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쫓기다 보니 대충 문제를 읽고 원고지에 글을 쓰기에 바쁘다. 하지만 이렇게 하다가는 논술 시험을 망칠 수밖에 없다. 매년 대입 논술이 끝날 때마다 논점을 벗어난 답안이 절반 이상이었다는 채점 교수들의 지적이 되풀이되고 있다. 많은 수험생들이 출제자의 요구 사항을 무시해 버리고 제멋대로 답안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출제 의도와 거리가 먼 답안은 아무리 멋있게 써도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아무리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해도 점수를 줄 수가 없다.

논술 시험에는 출제자가 논의할 것을 요구하는 사항이 딱 정해져 있다. 그러므로 출제자가 서술할 것을 요구하는 바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100%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 논술 답안을 채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진 논제에 맞는 글을 썼는가의 여부이다. 채점자들은 수백 장의 답안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정성 들여 읽을 시간이 없다.
 
 그래서 답안을 읽으면서 ‘괜찮은 답안’과 ‘좋지 않은 답안’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그 기준이 되는 것은 논제이다. 논제에 적합한 답안을 썼으면 내용이 좀 후지다고 해도 평균 점수는 받는다. 다시 말해 논술 때문에 탈락하는 사태는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무리 멋있는 글을 써도 논제에서 벗어나면 일단 중간 점수 이하로 젖혀 둔다. 그러므로 문제와 제시문을 꼼꼼하게 읽고 무엇에 대해 써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데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출제 의도를 정확하게 분석한 뒤에 천천히 해도 조금도 늦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03 형식_형식에 집착하지 말라

학생들이 쓴 논술 답안을 보면 반드시 서론과 본론, 결론을 갖추어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서론에서는 논제를 제시해야 하고 결론에서는 본론에서 논의한 것을 요약하여 정리하고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논술 답안이 짜임새가 있어지려면 ‘처음’은 처음답게 써야 하고 ‘끝’은 끝답게 써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은 그런 형식에 갇혀서는 매우 곤란하다는 점이다. 논술 답안에 반드시 서론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요약하고 강조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어야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논술문이 논설문의 일종인 것은 맞다. 하지만 논술 시험에서는 논술이라는 형식보다 시험이라는 상황이 더욱 중요하다. 논술 시험도 시험이기 때문에 문제에 출제자가 논의할 것을 요구하는 사항들이 몇 가지 나열되어 있다. 논술 답안을 채점할 때에는 이러한 요구 사항에 대한 적절한 답안이 나와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평가할 뿐이다.

서론을 폼나게 썼다고 점수를 더 주는 것도 아니고, 결론을 멋지게 끝냈다고 점수를 더 얹어 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문제를 제기하는 서론과 요약하고 강조하는 결론에 신경 쓰다 보면, 정작 공들여 써야 할 본론이 허약해진다. 출제자가 논의할 것을 요구하는 몇 가지 사항들에 대한 답안을 순서대로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나가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글의 짜임새가 갖추어질 것이다. 특히 복수의 문항들에 대한 답안을 작성하면서 그 분량이 800자 미만인 경우에는 서론을 써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깨끗하게 버려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04 독해_제시문을 어떻게 독해했는지를 과시하라

논술 문제에는 반드시라고 할 수는 없어도 대개는 제시문이 붙어 있다. 달랑 하나의 글만 제시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2~4개의 글이 제시되어 있다. 이렇게 논술 문제에 제시문들이 붙어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수험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려는 출제자의 배려이다. 프랑스의 대입 자격 시험인 바칼로레아에서도 논술을 본다. 그런데 ‘과학은 객관적 지식인가?’, ‘진리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가, 아니면 구속하는가?’, ‘죽음은 인생에서 어떤 의의를 지니는가?’와 같은 문제만 주고 제시문 같은 것은 없다. 그런 주제에 대해 4시간 동안 6,000~10,000자 정도의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만약 우리 나라 고등학생들에게 이런 시험을 보게 하면 제대로 답안을 작성하기는커녕 원고지를 채우는 것조차도 힘겨울 것이다. 그런데 제시문이 붙어 있으면 답안을 작성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제시문의 내용을 활용해서 글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시문을 주는 두 번째 이유는 독해력을 평가하기 위해서이다. 이 점이 우리 나라 대입 논술의 두드러진 특징이라는 것을 강조해 두고 싶다. 논술 문제를 보면 대개 제시문에서 어떤 쟁점이나 문제 상황을 발견하고 그것에 대해 수험생의 견해를 논의할 것을 요구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이 때 제시문에서 어떤 쟁점이나 문제 상황을 발견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독해력을 평가하겠다는 의도를 띠고 있다. 그러므로 논술 답안을 작성할 때에는 자신이 제시문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요령 있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채점자가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수험생의 독해력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05 요약_요약 훈련을 통해 독해력을 길러라

최근 대입 논술에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요약이다. 독해력을 보다 직접 평가하겠다고 하는 의도가 나타나는 대목이다. 고려대의 경우 각 제시문의 요지를 110~140자로 요약할 것을 요구하고, 서강대의 경우에는 영어 제시문의 요지를 400자로 요약할 것을 요구한다. 요약을 잘하려면 독해 연습을 하면서 요약 연습을 함께 하는 수밖에 없다. 논술 기출 문제를 풀면서 요약 연습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수능 공부를 하면서 언어 독해 지문을 요약하는 연습을 해 보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데 요약하라고 하면 많은 학생들이 글을 읽어 나가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장들에다 밑줄을 그어 놓고는 요약을 할 때에는 거의 토씨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긴다. 제시문의 몇 문장을 옮겨와 짜깁기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정작 중요한 내용은 빠트리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내용을 갖다 붙이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는 정말 곤란하다. 요약은 글쓴이가 전달하려고 하는 중요한 생각들을 모두 포함시키면서도 자기 스타일로 짧게 고쳐 쓰는 것이다.

여기서 자기 스타일로 고쳐 쓴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보자.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서 짜깁기해서는 안 되고, 자기가 이해한 바에 맞추어 어휘나 문장 구조를 바꾸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버하는 것도 금물이다. 제시문의 내용에 대해 자신의 관점에서 섣불리 평가하려 들거나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넣어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글쓴이의 생각에 충실하되 자신이 그 의미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간략하게 간추린다는 기분으로 요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06 논거_논거를 갖추어 자신의 입장을 밝히자

앞서 언급해 둔 바와 같이, 논술 문제는 제시문에서 어떤 문제나 쟁점을 발견하고 이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모양새를 띤다. 어떤 경우에는 한국 사회나 현대 사회 또는 인간 현실과 관련하여 어떤 문제 현상을 발견한 다음, 이에 대한 해결책이나 대안을 제시하도록 요구한다. 그리고 또 다른 경우에는 찬성과 반대가 맞서고 있는 논쟁 상황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수험생의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이런 출제자의 요구 사항에 따라 수험생은 자신의 견해를 밝혀야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적절한 논거를 듦으로써 자신이 그런 견해를 갖고 있는 이유를 대야 한다는 것이다. 논거란 자신의 견해가 옳다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하는 근거이다. 논거는 확실한 사실이어야 하고 대표성이 있어야 한다. 사실에 어긋나는 것을 논거로 들면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먹히지 않는다. 그리고 지나치게 극단적인 사례를 논거로 들어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적절한 논거라는 것은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다.

논술에서는 수험생의 견해가 적절한 논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논거도 없는 주장을 하거나 엉뚱한 논거를 대서 주장을 하면 감점을 하고, 적절한 논거를 들어 주면 점수를 얹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어떤 주장을 하면 그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논거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해서 생각해 낸 논거가 과연 타당한지를 다시 한 번 따져 보아야 한다. 그리고 논쟁 상황은 반드시 상대방의 견해를 비판하기를 요구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논쟁은 대립된 입장들이 만나 서로 옳고 그름을 다투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견해에 어떤 문제점이 있고 자신의 입장이 왜 옳은지를 함께 진술함으로써 비로소 논쟁이 논쟁답게 된다.


07 사례_적절하면서도 참신한 사례를 들자

논술에서 창의적인 사고를 평가한다는 얘기를 적지 않게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논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독창적으로 써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대학에서 발표하는 논술고사 요강을 보면 창의성을 강조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그래서 창의적인 사고를 발휘해야 하고 독창적으로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뜬금없는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창의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남다른 주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매년 논술 시험이 끝날 때마다 답안의 내용이 천편일률(千篇一律)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쓰라고 하면, 70~80%의 학생들이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90%의 학생들이 “개인은 공동체 의식을 갖고 사회와 조화로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교과서에서 배우고 매스컴에서 전해들은 지식들을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옮겨 적기 때문이다. 창의적 사고를 발휘해야 한다는 주문은 이와 연관이 있다. 그런데 대입 논술에서는 제시문만 잘 읽으면 논지의 방향이 이미 정해져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그래서 사실 논술 답안의 논지에는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가 별로 없다. 어느 정도 뻔한 결론을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똑같은 말을 해도 자기 나름대로 소화시켜 한 것과 기계적으로 옮긴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적어도 논지를 뒷받침하는 사례는 참신한 것으로 들어야 한다.

논술에서 이야기하는 창의성은 대체로 사례의 창의성을 가리킨다. 논지는 어차피 정해져 있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례를 들 때 상투적인 것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절하면서도 남들이 잘 들지 않는 사례를 들어야 창의성을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 다수의 논술 문제들이 구체적 사례를 들라고 하는 조건을 붙여 놓기도 하고, 그런 조건이 없다고 해도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사례를 들어야 한다. 이 때 자신이 찾아 낸 사례가 남들로 들 만한 진부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해 보아야 한다. 현대인의 소외에 대해 글을 쓰라고 하면 “한 할머니가 죽은 지 반년이 넘어서야 이웃 사람들에게 발견되었다”고 하는 뻔한 사례를 들어서는 안 된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김승옥이 쓴 <서울, 1964년 겨울>이라는 소설에서 세 젊은이가 우연히 포장마차에서 만나 서로 대화를 나누지만 파리 얘기나 하고 서로의 내면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는 상황이 나타나 있다”고 쓰는 게 훨씬 나을 것이다.


08 문제 의식_현실에 대한 문제 의식을 기르자

논술 문제로 출제되는 이유는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으면 절대로 논술 문제로 내지 않는다. 오늘날 사람들이 그 문제와 관련하여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자는 차원에서 문제로 내는 것이다. 흔히 논술은 보편적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고전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뛰어넘어 사람답게 살기 위해 꼭 생각해 보아야 할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즉, 바람직하지 못한 현실을 성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고전이라는 명예스러운 칭호를 붙이는 것이다.

따라서 논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문제 의식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자신이 다루는 문제가 한국 사회나 현대 사회, 인간 현실이라는 맥락과 관련하여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깊이 있게 따져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은 그런 문제 의식이 없이 문제와 연관이 있다 싶은 지식을 옮겨 오는 데 진을 뺀다. 현실적 맥락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이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옳은 말씀을 복사해서 갖다 붙이기 바쁜 것이다. 문제 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현실적 맥락에서 그 문제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필요하다. 세상에는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을 훼방 놓는 잘못된 것들이 많다. 이런 것들이 자신과는 무관한 문제라고 방관할 게 아니라 자신의 문제로 바꾸어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감정의 울림이 배여 있어야 한다.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고통을 만들어 내는 세상에 분노를 느낄 줄 알아야 한다. 물론 논술은 논리적인 글쓰기이므로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써야 한다. 하지만 그 저변에는 연민과 분노의 느낌이 깔려 있어야 하고 그런 감정들이 답안에 배어 있어야 한다. 그런 감정은 문장 하나로도 표현할 수 있고 어휘 하나에도 새겨질 수 있다. 채점자는 그 미세한 표현 하나에서도 수험생의 진심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자.


09 평가_논술 답안을 작성해 보고 반드시 첨삭 평가를 받자

논술 학습서를 열심히 읽거나 논술 학원에 나가 강의를 듣기만 하고 실력이 저절로 늘면 좋겠는데,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는다. 자동차 운전 학원에 등록하여 열심히 강의를 듣고 문제집을 풀어도 운전 실력이 늘지 않는 것과 똑같다. 논술 실력을 쌓기 위해서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 논술 문제들을 풀어 보고 답안을 직접 작성해 보는 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다. 부지런히 써 보고 냉정하게 평가를 받는 방법 외에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어렵다.

논술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할 때에는 문제를 고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아무 문제나 써서는 실력이 늘지도 않고 힘만 빼는 결과를 빚어내기 십상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대학마다 논술 출제 경향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들어가고 싶은 대학의 기출 문제 또는 그것과 유사한 문제를 찾아야 한다. 최근에 대학에서 치르거나 발표한 기출 문제와 모의고사 또는 예시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풀어 보아야 한다. 만약 모의고사 문제가 없다면 문제 형태가 그것에 가장 가까운 것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논술 문제들을 10~20문제 정도 풀면서 문제와 제시문을 분석하는 연습을 하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완성된 글은 반드시 첨삭 강평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자신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다. 학교 또는 학원 선생님으로부터 첨삭 강평을 받을 수 있으면 가장 좋고, 그렇지 않으면 친구나 선배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첨삭 강평을 받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
http://blog.naver.com/liberman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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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잘 쓰는 비법, 따로 ‘있다’!

조선일보 동영상 ‘갈슈’가 ‘글 잘 쓰는 비법’을 소개합니다. ‘비법’을 공개한 주인공은 조선일보 문화부 김광일(金侊日) 기자(부장대우)입니다. 김 기자는 조선일보의 대표적인 미문가(美文家) 중 한 사람이며, 파리특파원을 거쳐 오랜 기간 문화부 기자로 일해왔습니다.

갈슈가 이번에 소개한 ‘김광일 작문론’은, 수능을 마치고 논술 준비에 여념이 없을 수험생이나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위해 유용한 조언이 될 것입니다.

이 내용은 케이블채널 이데일리 토마토TV(11월29일 밤 11시)를 통해서도 방영됐으며, 케이블·위성TV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12월2일(금) 밤8시, 3일(토) 아침7시, 4일(일) 아침8시)에서도 소개될 예정입니다. 아래는 김광일 기자가 출연한 갈슈 ‘기자수첩’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김남인 앵커=수학능력 시험도 끝나고 이제 수험생들은 본격적으로 논술시험에 대비해야 할 텐데요, 평소 글쓰기를 막막하게만 여겨왔거나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해 불안해하는 학생들 많을 겁니다. 조선일보 김광일 기자로부터 좋은 글이란 뭔지, 어떻게 쓰면 되는지 들어보겠습니다. 논술 준비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평소 글쓰기에 고민이 많았던 분들이라면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김광일 부장,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가요?

김광일 부장=글쓰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을 여러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겠는데, 글쓰기의 요체는 인상적일 것, 그리고 실감이 날 것, 그 두 가지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인상과 실감이 없어도 좋은 글, 옳은 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상과 실감이 없는 글은 기억에 남지 않을 뿐더러, 그 글을 읽는 사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김남인=그렇다면 글, 특히 논술을 쓸 때 꼭 지켜야 할 법칙 같은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김광일=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6대 3대 1’이라는 황금비율을 지켜주십사 하는 겁니다. 사실을 진술하는데 글의 60%를,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하는데 30%를, 그리고 내 자신의 주장을 담아내는데 10%를 할애하십시오. 프랑스의 가브리엘 노데라는 사람은 “인용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인용되는 인물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금부터 쓰려는 글이 논술이라는 가정 하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논술이 아니라, 어떤 제품의 사용법을 설명하거나 어떤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문학 작품이라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김남인=문장의 길이는 어때야 하나요?

김광일=여러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의 공통점은, 문장은 짧을수록 좋다는 겁니다. 그러나 문장이 짧다는 건 단순한 길이를 뜻하는 걸 수도 있고 그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그 이상’이란 건, 호흡과 리듬이 짧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수필가 김진섭이나 소설가 박상륭 같은 분들의 문장을 보면, 비록 그 길이는 한없이 길지만 그 안에 흐르는 내재율은 결코 늘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김남인=문장을 짧게 쓰는 것, 참 어려운 일인데요, 평소에 어떻게 연습해보면 좋을까요.

김광일=네, 문장을 짧게 쓰기 위해, 그리고 문장에 힘을 돋우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형용사와 부사를 없애는 게 첫 번째 방법입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명사와 동사로만 글을 쓰는 실험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같은’, ‘~처럼’ 같은 직유법을 가급적 쓰지 않도록 노력해볼 일입니다. 또, 글의 주어를 생략해보십시오. 우리 말의 가장 훌륭한 장점은 주어를 쓰지 않고 글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때 속도가 붙습니다. 글을 읽는 사람이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읽는 맛’이란 것도 그때 생겨납니다. 여기서 ‘속도’와 ‘맛’이라고 하는 건, 처음 말씀드린 ‘인상’과 ‘실감’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주어와 술어를 명확하게 하는 게 글쓰기에서 기초 중의 기초라면, 주어를 과감하게 생략하는 건 남들과 분명하게 차별 짓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남인=글의 전체적인 흐름상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김광일=모든 글에는 가장 중요한 걸 맨 처음에 놓도록 하십시오. 지금 이 순간부턴 글에는 두괄식 밖에 없다고 믿으십시오. 당신의 글을 읽는 사람들은 90% 이상이 참을성이 없는, 그리고 당신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또 절대 접속사를 쓰지 마십시오. 특히 ‘그런데’ ‘한편’ ‘그리고’ 같은 세 가지 접속사는,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진 죽어도 쓰지 마십시오. 그 접속사들을 쓰는 순간 글이 바로 맥이 빠져버리고 맙니다. 그것이 글을 지치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김남인=이외에도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알아두면 좋을 게 뭐가 있을까요.

김광일=저는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논술을 잘 하기 위해서는 히스토리(his story), 즉 역사라는 말을 바꿔서 이야기 한다면 ‘그의 이야기’, 또는 허스토리(her story)가 아니라, 마이 스토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시기 바랍니다. 역사 교과서보다 여러분의 일기장이 훨씬 보배롭다고 생각하십시오. 소설가 이청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글쓰기란 결국은 자신의 삶을 베끼는 일이다” 그 삶엔 물론 독서도 포함됩니다. 나만의 일, 나에게 중요한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순간부터 글쓰기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또 하나 이 자리를 빌어서 젊은 수험생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당분간 ‘문자질’을 끊어라는 겁니다. 지금 방송 보시는 분은 몇 번이나 문자 주고 받는지.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악마가 바빠서 문자를 대신 보냈다”고. 오늘날 문자가 술, 마약, 담배보다 해롭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본에선 이런 말이 나옵니다. “문자질은 여러분의 혼을 빼앗아갈 수 있습니다” 문자질에 중독된 사람은 자기에게 모든 중요한 일이 첫 번째로 문자질에 놓이고, 진짜 중요한 일은 두 번째로 전락해 버릴 위험성이 큽니다. 오코다 히데오란 일본 작가가 최근 쓴 ‘프렌즈’란 소설을 보면 문자질 중독의 위험성이 잘 묘사돼 있습니다.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밥 먹을 때도 그렇고 수업시간에도, 알바할 때도, 채팅할 때도, 노래방 갔을 때도, 등교길에도, 심지어는 ‘응가’를 할 때도 문자질 하는 걸 제가 많이 봤습니다. 제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몇 개월 동안 만이라도 단절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김남인=글을 다 쓰고 글이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지 고칠 부분은 없는지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김광일=글쎄요, 꼭 집어서 이 글이 잘 쓴 글이라고 할 수 있는 검증의 최선책이다, 그런 방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기자 사회에서 흔히 하고 있는 이야기 중 하나가, 글을 다 쓴 후엔 반드시 소리를 내서 읽어보라는 겁니다.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주변에 사람이 많다거나 이런 상황을 말씀 드리는 건데, 달싹달싹 입술이라도 움직여서라도 순독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쌓아온 직접 체험은 당신의 입술을 통해서 문장의 어느 곳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지를 말해줄 겁니다. 모국어를 하는 사람들이, 그 모국어로 글을 쓸 때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혜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남인=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진행=김남인기자 [ artemi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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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석산의 실용적인 글쓰기] 아름다운 문장보다 논리가 중요하다

주장에 대한 근거 대는 ‘논증’ 연습 또 연습

특정사건에 대해 ‘왜’라고 물으며 일기 써야


지금은 글을 써야만 통하는 시대다. 원인은 사회발전에 따르는 합리성 요구의 증가와 사회의 시스템화에 있지 않을까 한다. 이제 사회는 사람들이 논리적으로 글쓰기를 요구하고 있다. 합리성이나 시스템은 논리를 토대로 하는 것이며 논리는 말이 아닌 글에서 더 잘 구현되기 때문이다. 그럼 일생을 통해 수행해야만 하는 글쓰기는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1문학적 글쓰기와 실용적 글쓰기를 구분해야 한다. 흔히 글쓰기라고 하면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미문(美文)은 묘사를 본업으로 하는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에서 추구하는 것이지 실용적인 글에서는 요구되지 않는다. 즉, 실용적 글쓰기는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 설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미문이 아니라 논리인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실용적인 글을 쓰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여전히 매끄러운 문장을 만들려고 한다. 이것이 결정적인 걸림돌이 된다.

교통방송에서 정보를 전하는 리포터가 아름답고 수식이 화려한 문장을 구사하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정보는 사라지고 수식만 남게 된다. 이런 식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실용적 글쓰기의 핵심인 논증을 익히고 또 익혀야 한다. 우리가 쓸 수밖에 없는 실용적 글들을 보자. 감상문, 논술, 보고서, 자기소개서, 기획안, 프레젠테이션 등등. 이 많은 실용적 글쓰기를 무슨 재주로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실용적 글쓰기에는 매뉴얼이 존재한다. 즉, 전제와 결론 혹은 근거와 주장으로 구성되는 논증이라는 것이 모든 실용적 글쓰기의 핵심이다. 이 논증만 자기 것으로 만든다면 모든 실용적 글쓰기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논증이란 단순히 말하자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대는 형식이다. 그런데 자신의 주장을 결론으로 삼고 근거를 전제로 삼는 논증이라는 것을 습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논증이란 개념 자체가 생소할 뿐 아니라, 막상 배워서 시도를 해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전거 타기를 생각해보라.

처음에는 넘어지는 것이 얼마나 두려웠던가! 하지만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 나중에는 두 손을 놓고도 탈 수 있게 된다. 논증 습득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학문이나 이론이 아니라 기술에 해당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두렵지만 연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글쓰기에 마음이 급한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많이 써봐야 한다는 충고를 받아들여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쌓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많이 써본다는 것이다.

즉, 일기를 쓰라고 강요받으며 책을 읽으면 반드시 감상문을 쓰라는 과제를 받게 된다. 하지만 실용적 글쓰기를 잘 하려면 쓰기 전에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즉 논증을 만드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것인데 일상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리고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즉, ‘왜?’라고 묻는 것이다.

일기를 사건 순으로 건조하게 쓰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건에 대해 ‘왜?’ 라고 묻고 그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학 선생님이 싫다면 왜 싫은지 그 이유에 대해 써본다는 것이다.

독서는 글쓰기의 한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흔히 많이 읽어야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부분적으로 맞는 말일 뿐이다. 책을 아주 많이 읽었는데도 글을 잘 못 쓰는 사람을 찾기는 매우 쉽다. 왜냐하면 독서는 독서 자체로 완결되는 행위이지 독서가 글쓰기를 함축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독서는 독서고 글쓰기는 글쓰기란 말이다. 그렇다면 독서를 글쓰기에 끌어들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독서를 비판적으로 하는 것이다. 즉, 책을 읽을 때 끊임없이 ‘왜?’ 라고 물으면서 책에서 제기된 문제를 논증으로 재구성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자가 환경위기가 과장되었다고 주장한다면, 왜 그런 주장을 하는가를 따져서 근거를 써보는 것이다.

책을 몇 권 읽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한 권의 책일지라도 얼마나 비판적으로 깊이 읽었느냐가 중요하다.

한국외대 겸임교수
출처 : 꿈을 잊지 아니한 사람은...
글쓴이 : 님 그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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