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자동차를 타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얼마나 될까. 교통사고나 대기오염 등을 이유로 해마다 2만여명이 자동차로 생명을 잃는다. 40만여명은 불구가 된다. 또 교통사고 피해복구에 10조원이 쓰인다. 오늘날 인류는 일해서 버는 돈의 4분의 1을 도로를 만들거나 자동차를 구입하는 데 쓴다. 자동차를 타기 위해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뜬금 없이 자동차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혈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자동차가 적혈구라면 도로는 혈관에 해당한다. 적혈구는 혈관을 타고 달려가 인체를 구성하는 100조개나 되는 세포 하나하나마다 산소를 전달한다. 심장에서 시작된 혈관을 전부 연결하면 10만㎞나 된다.
혈관질환, 사망의 지름길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자동차의 예에서 보듯 인체도 혈관으로 인해 여러가지 부작용에 시달려야 한다. 한국인 3명 중 1명은 혈관질환으로 숨진다. 뇌졸중과 심장병이 대표적 혈관질환이다. 당뇨도 혈관에 생기는 질환으로 봐야 한다. 흔히 당뇨를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질환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이는 간접적 원인일 뿐 당뇨로 인한 합병증과 이로 인해 생명을 잃게 되는 직접적 원인은 혈관에 있다. 당뇨를 오래 앓게 되면 심장과 뇌·콩팥·눈의 망막 등 다양한 부위의 혈관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췌장이 나빠도 혈관에 염증만 생기지 않으면 당뇨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혈압약은 매일 평생 복용
그렇다면 혈관을 맑고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고혈압을 극복하는 것이다.
고혈압이 혈관에 해로운 이유는 혈압이 셀수록 혈관이 잘 터지며 혈관 벽의 상처를 초래해 혈전 등 혈관 부스러기가 잘 생기기 때문이다.
수축기 혈압이 140㎜Hg 혹은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 치료가 필요한 고혈압이다. 그러나 가능하면 수축기 혈압은 120㎜Hg, 이완기 혈압은 80㎜Hg 미만을 유지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자는 세 가지다. 금연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싱겁게 먹으면 된다. 그래도 혈압이 높다면 혈압약을 먹어야 한다. 최근 개발된 혈압약은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뇌졸중과 심장병 등 고혈압이 초래하는 대부분의 질환을 효과적으로 줄인다.
매일, 그리고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혈압약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이 많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약 복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혈압 140 이상이면 ‘빨간불’
흔히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무섭다고 알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저혈압은 대량으로 피를 흘리는 쇼크 상태로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가 아닌, 체질적으로 혈압이 낮은 경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혈압의 두 가지 수치 중 한 가지만 기억해야 한다면 높은 쪽에 해당하는 수축기 혈압이 더 중요하다. 지금까지 환자는 물론 의사도 수축기 혈압보다 이완기 혈압에만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최근 혈압 관련 연구 결과들은 수축기(최고) 혈압이 훨씬 중요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직접적으로 혈관 손상을 일으켜 관상동맥 질환·뇌졸중의 발생률과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고 혈압이기 때문이다.
이완기(최저) 혈압이 정상이라도 수축기 혈압이 140을 넘으면 주의해야 하며 160 이상이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조건 싱겁게…잘못된 상식
고혈압 환자는 무조건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사실도 잘못된 의학상식이다.
과거 고혈압 치료의 금과옥조였던 저염식에 대한 학계의 해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고혈압학회를 비롯한 연구기관들은 최근 잇달아 저염식이 오히려 사망률을 높이는 등 몸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다만 미국 국립보건원은 불충분한 임상자료에 근거한 신중치 못한 발표라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분명한 것은 저염식이 과거처럼 중요한 생활수칙은 못된다는 사실이다.
저염식 무용론에 대한 학계의 일반적 견해는 중간적 입장이다. 고혈압 환자라도 입맛을 위해 가끔 짠 음식을 먹는 정도는 괜찮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뒷목이 뻐근하면 고혈압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뒷목이 뻐근한 증상은 물론 어지럼증·두통도 고혈압과 상관이 없다.
고혈압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고혈압에 ‘침묵의 살인자’란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혈압 측정을 통해 혈압을 낮추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혈관을 맑고 깨끗하게 |
소금·비만·운동부족이 최대의 적 |
증상없어도 약먹어야 합병증 예방 |
출처 : 호미호미카페호미숙[시집속향기]황우석지지
글쓴이 : 호미호미카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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