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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불교유식학(佛敎唯識學)
사람이 기절하였거나, 전신마취를 하면 의식이 없습니다. 그래서 누가 죽인다 해도 모르고, 옆에 불길이 번져 와도 모릅니다. 이렇게 죽은 나무토막 같은 데도 아무도 죽었다고는 않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다시 깨어나니.. 죽은 게 아닌 건 분명합니다.
그럼 이렇게 기절해서 의식이 없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이겠습니까?
궁금하지 않습니까! 이렇듯 불교의 유식학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늘 접하게 되는 여러 문제에 의문을 제기해 보고 이에 대한 답을 주고자 하는 것이니, 불교는 생활을 떠나서 어떤 별천지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불교유식학에서 보면 6識, 7識, 8識이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이 중에서 6식은 보통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생각하고 경험하는 의식을 말합니다. 기절하거나 마취되었을 때는 바로 이 6식이 없다고 하는 경우입니다.
그럼.. 7식 8식은 뭐냐, 그리고 6식 이전의 5식까지는 없는 것이냐? 그런 건 아닙니다. 1~5식까지는 눈 귀 코 혀 피부의 인식작용인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촉식(觸識) 이렇게 다섯 가지를 불교에서는 전5식이라 하고, 생각하고 분별 판단하는 의식을 6식이라 합니다.
기절하거나 전신마취가 되었을 때는 이 전5식을 포함 6식까지가 없어진 상태이고, 7식과 8식은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에 죽었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죽은 사람과 기절한 사람의 차이가 바로 <6식은 없지만, 7식과 8식이 남아있다>는 이것입니다.
7식은 신체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가동시켜 주는 의식이기 때문에 전5식을 포함한 6식까지 없어져도.. 7식이 남아 있으므로 심장박동과 호흡작용 등은 계속 유지됩니다. 식물인간도 이래서 가능하다고 봐야합니다.
또한 7식은 他와 自의 개체를 구별하는 본능적인 자의식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바로 이 7식이 없어지면, 완전히 죽었다고 합니다. 죽으면 전5식과 6식, 7식은 모두 없어지는데.. 그러나 죽어도 남는 식(識)이 있습니다. 그것이 8식이라고 합니다.
죽고 나서도 남게 되는 이 8식은 아뢰야식이라고도 하며, 민들레 씨앗처럼 소리소식도 없이 다른 곳을 찾아가서 새로운 몸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 제8 아뢰야식은 살면서 저장된 정보(=기억= 업業)를 함장하고 있다고 해서 함장식이라고도 하고, 다른 곳에서 새로운 몸을 받아 생명을 일구어내는 씨앗과 같다고 해서 종자식이라고도 합니다.
이렇게 살펴보게 되면, 우리가 생활 속에서 어째서 좋은 업을 지어야 하는지를 자연히 알게 됩니다. 좋은 업을 많이 지어 8식에 저장이 되면, 당연히 그와 관련된 인연을 찾아가게 될 것이니 당연히 좋은 과보를 받게 된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은... 죽고 난 후에만 업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순간 이전은 모두 전생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날에 누군가를 술 먹고 신나게 패서 상해를 입혔다면 그 나쁜 업은 득달같이 찾아온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전날에 누군가를 도와 어려움에서 구해주었다면 그 착한 업도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8식은 죽었거나 살아있거나에 상관없이.. ‘身口意’라는 ‘몸, 입, 생각’들이 지어내는 결과와 항상 함께하면서 순간순간 우리 삶의 모습을 결정짓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눈 귀 코 혀 피부인 전5식과 생각하고 판단 분별하는 6식과 자의식인 7식과 씨앗으로 남아 새로운 과보를 불러오는 제8 아뢰야식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는 이 識들을 잘 관리하고, 몸과 입과 뜻도 잘 관리하면 항상 좋은 과보를 불러들이게 된다는 당위를 불교유식학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선행을 하되 집착하면 선업이 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생색내고 티내게 되면 도로아미타불 된다는 겁니다. 그래도 100만큼 선행하고 90만큼 생색내면 10은 남게 되니.. 알아서들 계산하시기 바랍니다. 많이 남는 장사를 하시든지, 너무 티를 많이 내서 오히려 빚지는 인생이 되시든지...
그럼.. 오늘도 福業과 功德 짓는 좋은 날 되시고요... 맛난 점심들 드십시오!!
일취월장 손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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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11 오후 12:06:10 from 218.XXX.104.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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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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