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구조와 특질
신근식(CRA-Terre DPEA)
흙은 암석이 오랜 기간 동안의 풍화작용을 통해, 그리고 입자들의 매우 복잡한 이동과정을 통해서 형성된다. 그래서 다양한 성질을 가진 무한한 종류의 흙들을 정확하게 분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흙의 기본적인 성질인 입도, 가소성, 압축성, 점착성에 따라 분류하여 사용하고 있고 그 분류법도 관련분야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흙의 고유한 성질들을 합리적으로 잘 개발, 이용하기 위해서는 분류법은 지질학과 토양학에서 사용하는 분류법이다.
흙의 분류
일반적으로 입자의 크기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1. 굵은 자갈
입자의 크기가 200㎜에서 20㎜이며 암석의 풍화작용을 통하여 형성된다.암석의 물리적인 성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풍화작용을 적게 받은 것들은 모난 형태를 보이고, 빙하나 강물에 의해 심하게 풍화된 것들은 둥근 형태를 보인다. 흙에서 구조체의 역할과 강도를 결정하는 요소이다.
2. 잔 자갈
입자의 크기가 20㎜에서 2㎜이며 암석이나 굵은 자갈이 풍화작용을 통하여 형성된다. 형태는 모난 것과 거친 것 등 다양한 형태를 보이며 물의 작용에 의하여 둥근 형태도 나타난다. 잔자갈은 흙의 골격을 구성하고 물의 모세관현상과 팽창작용을 제한한다.
3. 모래
크기가 2㎜에서 0.06㎜까지의 입자들을 말하며 보통 규산과 석영을 포함하기도 한다. 바다모래는 조개껍질의 일부분인 칼슘 탄산염을 포함하고 있고 빙하에 의해 형성된 모래는 암석광물을 포함하고 있다. 모래입자는 입자표면에 수막이 형성되어도 점착성이 생기지 않으므로 수축이나 팽창은 거의 없다. 주변의 다른 입자와의 마찰력에 의하여 모래의 강도가 결정된다.
4. 실트(Silt)
입자의 크기가 0.06㎜에서 0.002㎜사이의 성분들을 말하며 모래성분들과 같이 둥그스름한 모양을 같고 있다. 암석이 물리적인 풍화작용을 받아 가장 가늘게 분해될 수 있는 입자로 강도는 모래와 마찬가지로 입자들 사이의 간극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실트 성분들은 물과 반응을 하면 입자표면에 수막이 형성되어 어느 정도의 접착성을 가지며 또한 그 흙은 입자들이 느슨한 상태가 되어 건조한 경우에 비해 체적이 훨씬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실트 성분의 흙은 물에 대한 팽창과 수축이 일어난다. 수분을 많이 흡수하므로 동결에 대해 매우 약하다.
5. 점토
암석의 화학적 풍화작용을 통하여 형성된 입자로 크기가 0.002㎜이하의 성분을 말하며 점토입자들은 다른 성분들과는 달리 화학적인 구조와 물리적인 특성에 의하여 결합강도가 결정된다. 화학적으로 점토광물은 암석이 용해작용을 받아 형성되므로 그 중에는 항상 K¹, Na², Al³등이 존재한다. 음으로 대전된 점토광물은 이들 양이온을 끌어들여 평형을 유지하려고 하고 또한 양이온 자체로서는 부하가 양이므로 평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물을 끌어들인다. 이런 작용은 필연적으로 부피가 늘어나므로 팽창과 수축이 같이 동반된다. 물리적으로는 점토광물의 형태는 매우 평평하고 긴 판상형을 하고 있다. 그리고 입자들의 표면적은 다른 성분들과 비교할 때 엄청나게 큰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온들의 교환, 결합작용에 의한 전기력과 입자들과의 표면적인 마찰력에 의해 결합강도가 다른 성분보다 훨씬 크다.
6. 콜로이드
모래성분들이 가끔 점착성을 가진 어떤 물질에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 점착성의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지름이 2㎛이하의 콜로이드성분들이다. 이들 중 어떤 것은 암석이 풍화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 있는데 이들은 점토광물처럼 미세광물로 구성되어있다. 점토광물은 혼자서는 콜로이드광물이 될 수 없다. 항상 석영입자나 규소광물 등과 함께 섞여있다. 이들은 독립적으로는 물리적 성질을 가질 수가 없다.
흙의 분석방법
흙은 각기 생성과정이나 풍화작용들을 통해 다양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를 분류하는 방법은 매우 세분화 되어있고 기준 또한 다양하다. 여기에서는 흙건축의 관점에서 필요한 성질들로 한정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흙건축에 필요한 흙의 기본적인 실험들은 다음과 같다.
1. 입도분석
흙의 기본적인 성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거름채법과 침전법으로 점토성분까지 성분비를 측정할 수 있다.
거름채법 : 규격화된 거름채(채간격 5㎝부터 0.08㎜까지)를 이용하여 전체량에 체에 걸리는 양을 측정하여 성분비를 분류한다.
침전법 : 0.08㎜이하의 성분들은 시간에 따른 침전속도의 차이를 이용하여 성분비를 측정한다. 이 방법으로 0.002㎜(2㎛)까지의 입자들을 분류할 수 있다. 그이하의 입자들은 이 방법으로는 미세입자들 사이에 발생하는 소용돌이 현상과 솜털모양으로 엉켜서 침전하는 현상 때문에 측정이 불가능하다.
2. 함수률
흙 속의 간극 속에 포함되어 있는 물의 용적비를 백분율로 표시한 것으로 흙의 강도결정과 점착성등 흙의 물리적 성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아터버그한계
흙의 함수비에 따라 액체상태, 소성상태, 반고체상태, 고체상태의 네 가지의 상태로 존재할 수가 있다. 즉 흙이 완전히 건조하면 고체상태로 존재하나 함수비가 증가함에 따라 반고체 소성, 액체상태로 변화한다. 이렇게 고체에서 반고체상태로 되는 순간의 함수비를 수축한계, 반고체에서 소성상태로 변하는 순간의 함수비를 소성한계, 소성상태에서 액체상태로 벼하는 순간의 함수비를 액성한계라 하고 이를 통틀어 아터버그한계라 한다.
아터버그한계는 흙의 특성을 대략적으로 판단하는데 있어서 좋은 지침이 된다.
5. 압축성 실험
흙이 최대의 압축강도를 내기 위해서는 단위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입자들에 물이 완전히 코팅되어 입자간의 이온작용에 의한 전기력이 최대가 되고 입자들간의 결합이 가장 조밀하게 될 때이다. 이를 위한 함수률을 이상함수률이라고 하는데 이를 측정하기 위해 Procdor라는 실험방법이 있다. 흙의 강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6. 점착성
점토광물은 단위 당 표면적이 상당히 크고 각각의 점토광물마다 다르기 때문에 물에 대한 점착성의 반응도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이 또한 흙의 강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로 응집력실험이 있다.
7. 팽창과 수축
물에 대한 흙의 팽창수축은 고유한 성질로서 실트와 점토광물의 함유량에 의해 결정된다.
현장테스트
실제 흙공사를 하다보면 사용하는 흙이 항상 균일한 상태와 성분비를 유지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매번 실험실에서 분석하여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도 실제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현장테스트들이 있는데 실험실에서의 분석결과와 이를 잘 체득하여 오차의 범위 줄여 현장에서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익혀 놓는 것이 중요하다.
1. 시각측정
흙의 성분들 중 굵은모래나 자갈 등은 눈으로 크기와 치수를 대략적으로 파악 할 수 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한계는 0.08㎜까지 이다.
2. 후각측정
흙을 채취한 후 바로 냄새를 맡아보아 곰팡이 냄새가 나면 유기물질이 많이 함유 된 것이다. 만약 흙에서 열기가 느껴지거나 습하다면 곰팡이냄새는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3. 분쇄시험
흙을 핀셋으로 조금 떼어내서 입으로 살짝 이로 부수어 본다. 만약 흙이 사질토이면 이사이에서 심하게 부딪히고 갈려지는 느낌이 들고 흙이 실트질이면 그냥 가볍게 갈린다. 흙이 점토질일 경우에는 이사이에서 미끈미끈한 느낌과 입자들이 밀가루처럼 분말로 느껴진다. 그리고 완전히 건조된 점토질 흙덩이를 혀에 대면 붇는다. 이 실험을 할 때는 항상 위생적으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4. 마찰시험
실험할 흙에서 샘플을 조금 채취하여 손바닥에 놓은 다음 손가락을 눌러서 흙의 입도를 알아보는 실험이다. 손에서 아주 거친 느낌과 점착성이 없으면 흙은 사질토이고 손에서 약간의 거친 느낌과 흙이 물에 젖어 있을 때 보통 가소성을 보이면 실트질의 흙이다. 점토질의 흙은 건조한 상태에서는 뭉친상태나 응고체 상태로 있고 젖어있을 때는 가소성과 점착성을 띤다.
5. 세척실험
손으로 흙에다 물을 천천히 적셔보면 흙이 사질토이면 손에서 쉽게 헹구어지고 실트질이면 헹구는데 그렇게 어렵지는 않으나 분말성분이 느껴진다. 흙이 점토질이면 비누처럼 미끌미끌한 느낌과 손을 헹구는데 어렵다.
6. 광택실험
이 시험은 흙이 실트질인지 점토질인지를 구분할 때 하는 실험으로 테스트할 흙을 물을 조금 섞어 덩이로 만들어 칼로 잘라보아 표면이 빛이 나면 흙은 점토질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트질의 흙으로 본다.
7. 응집력 실험
흙에 점토질의 흙이 어느 정도 섞여 있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으로 흙이 손가락에 달라붙지 않을 정도로 물을 섞어 작은 공 모양으로 만들어 주걱이나 칼로 찔렀다가 뺀다. 흙이 점토질이 많이 섞여 있으면 주걱이나 칼이 쉽게 들어가지가 않고 다시 빼낼 때 흙이 많이 묻어난다. 흙에 점토질이 많이 없으면 쉽게 넣었다 뺄 수가 있고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다.
8. 침전실험
이 실험은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 다양한 성질을 비교적 정확하게 얻을 수 있는 실험이다. 보통 현장에서는 이 실험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투명한 유리병에 흙을 ¼가량 채우고 물을 ¾까지 붓는다. 뚜껑을 잘 봉한 후 입자들이 고루고루 섞이도록 흔든 다음 한시간 가량 둔다. 그리고 다시 잘 흔든 다음 약 45분 뒤에 침전되는 흙의 층을 관찰한다. 이때 실트층까지 관찰할 수 있다. 나머지 입자들은 콜로이드 성분과의 결합작용에 의하여 최소한 8시간은 지나야 완전히 침전이 끝난다. 이때 자로 각층의 높이를 측정하면 대략적인 성분비를 알 수 있다.
9. 수축실험
실험할 흙을 이상 함수량의 상태로 만들어 크기 60 4 4㎝의 틀 속에 넣어 양지에서 3일 또는 응달에서 7일간 두어 말린 후 수축정도와 균열을 파악한다.
흙을 이용한 다양한 축조법
전 세계적으로 흙을 이용한 축조법은 지역과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크게는 약 4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고 이는 다시 18가지로 나누어진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곳곳에서 이들 범주 속에 포함되지 않는 새로운 축조법들이 발견되고 또 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1. 담틀법(Pise)
담틀공법은 목재거푸집을 이용하여 거푸집 안에 흙을 채워 넣어 공이 등으로 다져서 벽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흙벽자체가 내력벽으로 지붕의 하중을 전달하는 구조체가 된다.
물을 이상함수률에 맞게 섞어 강력한 다짐으로 벽체의 강도를 돌과 같이 견고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2. 흙벽돌
흙벽돌을 이용한 축조방식은 그 종류와 제작방식이 다양하다. 크게는 그냥 손으로 다진 흙벽돌과 틀 속에 흙을 채워 만드는 방식, 그리고 압축흙벽돌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1) 아도브(Adobe)
진흙에 물을 적당히 섞어 네모난 틀 속에 채워 넣어 형을 떠서 이를 햇볕에 말려 조적하는 방식으로 역시 내력벽의 구실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강도를 높이고 건조시 수축과 균열을 피하기 위해 짚이나 풀잎, 동물의 털 등을 섞기도 한다.
(2) 압축흙벽돌(Bloc Terre Comprime)
흔히 흙벽돌의 혁명이라고 하는 압축흙벽돌은 최근에 가장 각광받고 있는 흙건축 소재로서 흙을 틀 속에 넣어 강력한 압력을 가하여 강도를 높인 것으로 미적이나 기능적으로 기존의 흙벽돌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3. 심벽(Torchis)
인류가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이용해온 흙축조 방식으로 나뭇가지나 수수깡, 대나무 등으로 흙을 채울 그릴을 만든 다음 진흙에 짚과 물을 섞어 개어 바르는 방식이다. 세계적으로 주변환경에 따라 다양한 방식들이 있다.
4. 토벽(Bauge)
흙을 이용한 다소 원시적인 축조법으로 기본적인 방법은 차진 진흙에 물을 섞어 이를 쌓아 가는 방식으로 흙에 첨가하는 부수적인 재료에 따라서 다시 다양하게 구분된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특히 독특한 방식의 축조법 등을 볼 수가 있는데 5층 이상 높이의 건물들도 있다.
5. 흙짚방식(Terre paille)
이 축조법은 북유럽에서 발전된 방식으로 짚을 점토를 개어놓은 물 속에 하루정도 담가둔 다음 이를 거푸집 속에 채워 다져나가는 방식이다. 그리고 벽체 안 밖으로 다시 흙으로 미장하는 방법으로 축열효과가 뛰어나다.
이외에 실로 다양한 축조법들이 있으나 크게는 위에서 열거한 방식들의 혼합형으로 분류될 수 있고 모두 지역적인 특성과 용도에 맞게 선택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현대적인 기술들과 첨가제의 개발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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