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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봄이 환장하게 출렁이는 순천만

현정 (炫貞) 2008. 4. 5. 12:55

봄이 환장하게 출렁이는 순천만

 

 
순천만의 봄
ⓒ2006 조찬현
하늘이 내린 아름다운 도시 순천만에 봄이 출렁인다. 순천 청암대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순천만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우석로 표지석이 있는 잔디동산에는 조그마한 초가집 두 채가 있다. 올망졸망한 항아리와 초가가 참 아름답다. 우측은 상사 댐 가는 길이다.

▲ 올망졸망한 항아리와 초가가 참 아름답다.
ⓒ2006 조찬현
순천만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하얀 꽃비가 내렸다. 이따금씩 바람에 벚꽃이 한 잎 두 잎 게으르게 날리고 있다. 들에는 봄 햇살을 받은 노란 꽃잎이 눈부시다. 배추꽃이다. 윙윙대는 벌들의 합창 속에 배추흰나비가 나풀나풀 춤을 춘다. 진한 향내에 정신이 아찔하다.

▲ 들에는 봄 햇살을 받은 노란 꽃잎이 눈부시다. 배추꽃이다.
ⓒ2006 조찬현
철 잃은 갈대는 말없이 멀뚱하게 서있다. 갈대숲 옆의 남새밭에는 봄이 한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웅성이고 있다. 쪽파와 토종 갓은 함초롬히 빗물을 머금고 있다. 지심을 매어 놓은 풀무더기 속에서 광대나물이 삐쭉 얼굴을 내민다. 완두콩의 하얀 꽃잎이 살포시 미소 짓는다. 가장자리에는 네잎클로버가 밭을 이루고 있다. 민들레 노란 꽃잎은 바람에 흔들거린다.

무진길을 들어서자 대대포구다. 지난해 완공한 117m나 되는 무진교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육교는 갈대숲을 지나 용산까지 이어진다. 여행객 일행이 지나가며 “갈대밭은 가을에 와야 되는 기라” 하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임금주(마산. 52)씨는 “봄에도 괜찮네요. 시야가 확 트이고 좋아요. 또 와야겠네!” 하며 흡족해 한다. 가족들과 함께 순천만을 다음에 꼭 찾아오겠다고 한다.

▲ 육교는 갈대숲을 지나 용산까지 이어진다. 연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2006 조찬현


▲ 다리는 무진교에서 용산까지 이어진다.
ⓒ2006 조찬현
물길을 가르며 오가는 유람선의 물줄기가 시원하다. 갈대밭에는 갈대의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마을 주민은 5월 중순경이면 갈대가 파랗게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용산에 오르자 진달래가 반긴다. 나무의 여린 잎들은 부스스 잠에서 깨어난다. 꼭지에서 새순이 돋기도 하고, 여기저기 가지마다 앞 다투어 이파리가 돋아나기도 하는 나무들의 모습이 싱그럽다.

▲ 갈대밭에는 갈대의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2006 조찬현
박새는 소나무가지에서 아름다운 사랑노래를 한다. 저 멀리에서 박새의 울음소리가 메아리 되어 들려온다. 용산에서 내려다 본 순천만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독립가옥을 경계로 두 계절이 공존하고 있다. 가을빛과 봄빛이다.

가을을 닮은 갈대숲과 봄 빛깔의 푸른 보리밭이 색의 대비를 이루고 있다. 두 얼굴을 하고 있는 순천만. 아낙이 갈대숲을 헤집고 지나간다. 산중턱에 오르자 철쭉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볕이 잘든 곳은 벌써 꽃을 피웠다.

▲ 가을을 닮은 갈대숲과 봄 빛깔의 푸른 보리밭이 색의 대비를 이루고 있다.
ⓒ2006 조찬현
숲속에는 수많은 들꽃이 피어나고 있다. 제비꽃도 피었다. 각시붓꽃의 아름다운 자태에 시선이 닿자 눈길을 거둘 수가 없다. 붓꽃은 함초롬한 꽃봉오리가 먹물을 머금고 있는 듯하다. 먹물 머금은 붓을 닮아 붓꽃이라 했단다. 붓꽃의 서양이름은 아이리스이다. 무지개라는 뜻을 가진 붓꽃의 꽃말은 비온 뒤의 무지개처럼 ‘기쁜 소식’이다.

각시붓꽃은 이른 봄 청자색 꽃이 꽃줄기 끝에 한 송이씩 핀다. 예쁜 각시가 하늘나라로 올라가지 못하고 죽어서 꽃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깃든 꽃이다. 숲에서 나와 순천만을 바라보니 가슴이 탁 트인다. 갈대 군락이 동그란 섬을 이루고 있다. 순천만 상공을 하얀 갈매기가 비행한다.

▲ 각시붓꽃은 이른 봄 청자색 꽃이 꽃줄기 끝에 한 송이씩 핀다.
ⓒ2006 조찬현
능주마을과 전망대 이정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각시붓꽃이 무리지어 피어나고 있다. 각시붓꽃은 세계 꽃 애호가들이 탐내는 꽃이다. 다년생식물로 산지의 건조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등산로 볕이 잘 드는 곳에 샛노란 양지꽃도 피었다. 전국의 산야에 자생한다. 장미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으며 잎과 줄기는 위장의 소화력을 높이는데 사용하며 지혈제로 뿌리를 사용한다.

▲ 샛노란 양지꽃도 피었다. 전국의 산야에 자생한다. 장미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2006 조찬현
한참을 내려가다 보면 키 작은 소나무 숲이다. 숲을 지나자 시야가 훤하다. 순천만이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산 끝자락에는 철쭉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물을 가둔 논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 산 끝자락에는 철쭉이 무리지어 피어있다.
ⓒ2006 조찬현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이 계속 흘러내린다. 따뜻한 봄날이다. 시원한 순천만과 아름다운 들꽃이 땀을 식혀준다. 순천만, 너무도 아름다운 들꽃의 색감에 매료됐다. 용산을 오르내리며 땀에 촉촉이 젖었다. 순천만의 아름다움에도 흠뻑 젖었다.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무진교 위로 두루미 한 마리가 날아간다.

출처 : 영겁의 세월.
글쓴이 : 관덕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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